출판평론가이자 독서운동가인 저자가 지난 25년 간 내왔던 두 개의 잡지에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기념비처럼 풀어 놓은 책이다. 어떤 일을 25년이나 해왔다면, 그에 관한 영웅담 같은 것은 충분히 나올 만하지 않은가.
저자가 창간한 잡지는, 우선 출판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기획회의”와 학생들에게 읽을 만한 책을 큐레이션 해 주는 “학교도서관저널”이다. “기획회의”는 전신인 “송인소식”부터 시작하면 1999년에 창간되었고, “학교도서관저널”의 경우는 10년 후인 2009년에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 시기를 생각해 보면 좋게 말해 역동적이고, 결코 쉽지 않은 시대가 아니던가. 1998년에 IMF 사태가 있었고, 10년쯤 후인 2010년 전후해서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처음 나왔다. 경제적으로도 부침을 겪었지만, 기술적으로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던 시기다. 책, 독서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그 오랜 시기를 버텼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물론 이런 일들이 한 사람의 노력으로만 될 리가 없다. 일을 시작했을 때부터 다양한 사람들이 도움을 주었고, 참여했고, 후원을 했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저자의 진정한 능력은 그런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힘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앞으로도 이런 종류의 잡지가 계속 발행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결국 책을 읽는 사람들의 숫자가 최소한 유지는 되어야 책과 관련된 잡지들이 살아남을 자리가 있을 텐데, 급격한 인구감소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출판과 독서의 영역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어떤 주제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을 모아놓은 것이라는 의미에서의 잡지는 어떤 식으로든 존재할 것 같긴 하다. 다만 그 형태는 조금 더 다양해지지 않을까 싶다. 온라인이라든지, 영상이라든지 하는 식으로. 어떤 식으로든 인류의 읽기라는 문화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지만, 이즈음 문해력 논란을 보고 있으면 또 암담한 예상도 들고...
저자가 만들었다는 두 잡지를 직접 본 적은 없다. 당장 나와는 인연이 닿지 않아서(난 출판 관계자도 아니고, 학교도서관저널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는 학생도 아니었으니)였을 텐데,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보고 싶다. 늘 좋은 통찰을 보여주는 저자인지라, 뭔가 얻을 게 분명 있을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