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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른소리
  • 초기 기독교 사상의 정신
  • 로버트 루이스 윌켄
  • 20,700원 (10%1,150)
  • 2014-10-30
  • : 315

로버트 루이스 윌켄은 전작 <그리고 로마는 그들을 보았다>에서 외부의 시선을 통해 그리스도교를 탐구한 이후 <초기 기독교 사상의 정신>에서 그리스·로마의 비평가들에 대한 그리스도교 내부의 반응과 그리스도교의 사유방식을 보여준다. 그리스도교 사상가들은 당대의 철학을 활용하여 비평가들의 물음에 응답하면서도 “하나님의 자기계시”라는 역사적 사건에 기반하여 독립적인 사상을 전개하였다. 초기 그리스도교 사상은 바로 이 “하나님의 자기계시”로부터 시작하여 성경과 교회라는 또 다른 원천에 기반하여 그리스도교를 형성하였고, 나아가 헬레니즘을 기독교화하였다.


그리스·로마의 비평가들은 주로 그리스·로마 종교와 그리스도교의 관계,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관계 등 그리스도교가 피할 수 없는 물음들을 적절히 제시하였다. 그리스도교 사상가들은 비평가들의 물음에 대응할 때 그리스·로마 철학을 활용하면서도, 동시에 그것과는 다른 토대 위에서 자신들의 사상을 전개하였다. 두 사상의 토대가 서로 달랐음은 켈수스의 비평과 이에 대한 오리게네스의 응답에서 두드러진다. 플라톤의 《티마이오스》에 익숙해 있던 켈수스에게 하나님은 “육신에서 눈을 돌려 영혼을 올려”보는 정신의 고양으로 볼 수 있지만, 오리게네스에게 하나님은 “역사적 인물 속에서 내려오”신 사건으로 알 수 있는 존재였다. 그리스·로마 철학이 인간의 이성으로부터 점차 올라가 신을 인식한다면 그리스도교는 ‘인간들을 향해 내려온 신’이라는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이 사건, “하나님의 자기계시”는 그리스·로마 철학자들에게는 의심의 대상이자 조롱거리였지만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증인들에 대한 신뢰로 이루어진 명백한 사실이었다.


에티엔 질송이 “우리 자신과 그리스인들 사이에 기독교 계시가 끼어들었으며 이성의 작동을 위한 상황들을 근본적으로 수정했다는 것이 이제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이야기하였듯이 “하나님의 자기계시”는 초기 그리스도교 사상의 핵심이었다. 이 사건으로부터 시작된 그리스도교는 또 다른 원천인 성경에 기반하여 사상을 전개하였다. 그리스도교 사상가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육체가 된 “하늘의 말씀”에 근거하여 성경을 해석하였다. 특히 오리게네스는 ‘알레고리’라는 방법을 통하여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구약 성경을 새롭게 해석하였다. 교회는 ‘하나님의 도성’을 지상에서 보여주는 그리스도교 사상의 또 다른 중심이었다. 그리스도교 사상가들의 성경 해석과 저술은 교회를 염두에 두고 행해졌으며, 그리스도인들은 교회 예배에서 역사 속에서 계시된 사건들을 되풀이하며 “살아계신 그리스도의 현존”을 축하하였다.


그리스도교는 그리스·로마 비평가들의 물음에 응답하면서도 그리스·로마 사상 밖에서 독립적으로 형성되었다. “하나님의 자기계시”라는 그리스·로마 철학과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하여 성경과 교회로 전개된 그리스도교는 그 목적에서도 당대의 철학과 구분되었다. 그리스도교는 하나님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데에, 아우구스티누스의 표현에 따르면 하나님을 사랑하는 데에 궁극적인 목표가 있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묘사한 ‘하나님의 도성’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님 안에서 서로를 즐기는” 곳이다. ‘지상의 도성’에 세워진 ‘하나님의 도성’인 교회에 모여 예배드리고 “거룩한 욕망”을 품도록 격려하는 행위들, 교회가 그리스도교에 부여한 “사회적 차원”은 그리스도교 사상의 핵심이었으며 헬레니즘을 기독교화하는 데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초기 그리스도교 사상은 “하나님의 자기 계시”와 성경, 교회를 원천으로 형성되었고 헬레니즘을 기독교화하였다. 곧 그리스도교 사상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목적으로 초월적 사건, 그것에 대한 사유와 교회라는 현실적 제도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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