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 있는 경전과 그것을 권위 있다고 생각하는 공동체 사이의 관계는 복잡하다. 경전은 공동체의 믿음과 가치, 실천을 형성한다. 동시에 공동체 또한 실질적인 방식으로 경전을 형성한다. 경전은 추상적인 차원이 아니라면, 그 자체로 권위를 가질수 없다. 경전에 권위를 부여하는 것은 공동체다. 그리고 그 공동체(더 적절하게는 경전과 상호 연결된 공동체)는 경전과 전승의 확장, 수정, 해석과 재해석, 개작, 심지어 선별과 배제, 이 모든 작업 과정에도, 그 누적된 산물에도 권위를 부여했다. 고대의 본문들이 새로운 환경에서도 적합하도록 계속해서 조정되었듯 이 과정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본문이 과거에 의미했던 바는 현재의 의미와 뒤얽힌다.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시작한 것은 다름아닌 성서 그 자체다. 성서 곳곳에 담긴, 서로 다른 시대와 정황에서 나온 수많은 목소리는 이를 보여주며 성서 자체가 먼저 그 권위를 인정했다.- P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