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또 울고 싶다면 이시봉을 보세요
책책책 2025/08/0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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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
- 이기호
- 17,820원 (10%↓
990) - 2025-07-17
: 19,051
50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에 순간 당황했으나, 첫장을 펼치자 마자 보인 이시봉의 발자국 사인을 보자마자 느꼈다. 이거 재밌겠다…
주인공인 이시습은 알콜 중독인 20살 남자이다. 키우던 강아지 이시봉 때문에 '앙시앙 하우스'라는 비숑 전문 업체?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시습과 이시봉의 이야기, 그리고 이시봉의 조상인 베로와 베로를 키우던 고도이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전개된다. 처음엔 이 전개가 낯설었는데 읽을 수록 빠져들었고, 되레 이야기에 풍성함이 더해졌다. 특히 1800년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베로의 이야기가 꽤나 촘촘한 서사로 흡입력있다. 줄거리에 대해 더 이야기를 하고싶지만 뭘 이야기해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참는다.
더하여 이 책에 대한 박정민님의 추천사 중 하나가 정말 공감되어 함께 적어본다. «그리고 전국의 반려인들이여, 이 책을 절대 보지 마시오. 아니 보시오. 아니 보지 마시오. 아니. 몰라 시봉. 그냥 보시오!» 반려인들은 이 책을 삽니다. 울 수도 있고, 웃을 수도 있어요.
사실 귀여운 표지와 제목만 보고 신청했던 서평단인데.. 웬 벽돌책..? 이렇게 두꺼운 지 몰랐는데요, 하면서 빨리 시작해야겠다 하고 읽은지 며칠 걸리지 않아 금방 끝났다. 벽돌책에 겁내지 말자. 이기호 작가님 소설은 처음인데 또 읽고 싶다.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그의 별명에 납득했다.
< 책 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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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때 왜 미안해하지 않고 억울해했을까? 아빠는 살면서 그 말을 자주 떠올렸다고 한다. 미안한 것과 억울한 것을 뒤섞지 말 것. 나와 시현을 키울 때도, 공장에서 동료들과 일하고 투쟁할 때도, 아빠는 자주 그 말을 생각했고, 또 주문처럼 입안에서 중얼거리기도 했다. 아빠에겐 그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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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잠깐 이시봉과 시현이 동시에 위기에 빠졌을 때 누구를 먼저 구할지 상상해보았다. 아마도 나는……시현을 먼저 구하려 들 것이다. 몇 번을 상상해봐도 답은 같았다. 그러니 이시봉을 데리고 나갈 수가 없었다. 그게 이시봉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나의 한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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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라는 게 결국 다 자기가 싼 똥 냄새 맡는 거거든. 동물들은 다 자기 똥 냄새를 맡아보는데, 인간만 아닌 척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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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종이라는 게 다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거잖아요."
김태형은 씁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사랑인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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