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벽을 마주하다.
책책책 2023/11/2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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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 보다 Vol. 2 벽
- 듀나 외
- 12,600원 (10%↓
700) - 2023-10-31
: 996
한가지 주제가 주어지면 연상되는 것들을 통해 글을 쓰는건 흔한 일이다. 논술이라든지, 글짓기, 간단하게 삼행시 같은 것들은 일반인들도 줄곧 하는 것이니까. 하지만 그 것이 SF의 범주로 넘어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가지 사물, 물질을 주제로 SF 단편 소설을 만들어내는 이들의 능력에 감탄한다. 또한, 이 한가지가 1개의 의미로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의미로 넓혀진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
"그래, 지금 너희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그걸 방패막이 아니라 벽이라고 불러."
< 월담하려다 접천 > 이서영
•••
벽이 있다는 건 이렇게 좋은 거구나. 서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상대방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을 본다는 건.
< 무너뜨리기 > 이유리
•••
"넌 그런 걸 어떻게 알아?"
"엄마한테 들었어. 엄마는 엄마의 엄마한테 들었고."
가장 중요한 지식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 엄마가 죽거나 아기가 죽으면 이야기는 끊어지고 경험과 지혜가 사라진다. 검은깃털은 그래서 무르무란을 바위 벽에 새겨야겠다고 결심했다.
< 무르무란 > 정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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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SF보다 vol.2 — 벽. 인트로에서 설명된 바와 같이 벽은 나누고 제한할 수도, 열고 연결할 수도, 하나의 세계가 될 수도 있다. 물리적인 벽, 심리적인, 가상의, 또는 실제의 벽. 각각의 단편들이 어떤 벽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어 냈을까, 어떤 벽을 마주할지 생각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우리들도 살면서 수많은 벽을 마주한다. 고개를 돌리기만 해도 뒤엔 하얀 벽이 있다. 오늘만해도 나와 맘이 맞지 않는 아빠에게 벽을 쌓다가 금세 허물었다. 현재 나에게 주어진 벽이 무엇이고, 난 그것을 부술지, 기댈지, 세울지, 뛰어 넘을지 생각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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