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시간은 늘 늦잠으로 인해,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흘려버린다.
그러다보니 '휴식'이나 '휴일'이란 말에 적절한 '일요일'을 느끼는 것은 대개 오후 시간이다.
한낮도, 저녁도 아닌 일요일 오후 네 시 즈음.
<일요일의 마음>은, 한적하고도 나른하며, 조금은 무료한 그 시간을
고요하면서도 풍요롭게 해줄 책이다.
이 책은 '아름다움'에 대해 말한다.
지나치게 크고 화려한 아름다움은 부담스럽고 너무 얕고 경박한 아름다움은 금새 질린다.
그러나 <일요일의 마음>이 찾아낸 아름다움들은,
깊이는 숨긴 채 그저 잔잔한 물결만을 보여주는 호수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아름다운 그림이나 음악, 영화나 자연 등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팍팍하게 부대끼던 일상은 지워지고, 시간은 느리게만 흘러간다.
진짜 일요일에 어울리는 마음이 되는 듯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그것을 보여주려는
필자의 생각이 때로 너무 압축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호퍼나 마티스 그림에 대한 글들이 좀 더 길었더라면.
너무 간명하여 섭섭하다고나 할까. 아름다움에 대한 사유들이 그 깊이에 어울리는 도도하고
유유한 흐름을 많이 만들 수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