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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님의 서재
  • 나의 매일을 모아 너에게 줄게
  • 다니엘 살미에리
  • 15,120원 (10%↓840)
  • 2026-10-15
  • : 1,850
이 그림책의 앞 면지는 캄캄한 밤이다. 아이가 눈을 감았을 때 보이는 어둠 같기도 한데, 뒷 면지도 똑같은 밤이다. 그래서 책 전체가 아이가 눈을 한 번 깜빡이는 찰나처럼 느껴진다. 그 짧은 순간 안에 한 사람의 일생이 담겨 있다.
엄마가 아이에게 죽 한 그릇을 건네기까지, 엄마는 자신의 일생 전부를 통과해 왔다. 찰나의 순간마다 엄마의 모든 매일을 지나온 사랑이 아이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우리도 그렇게 자라왔을 것이다.
책에는 장면과 장면이 이어지는 그림을 따라가는 재미도 크다. 초록색 옷을 입은 아이는 어떻게 자라는지, 현미경을 선물 받은 아이는 커서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마지막 장면까지 함께하는 검은 강아지는 언제 어디에서 등장했는지. 이렇게 살펴볼 요소를 바꿔 가며 아이와 책을 앞으로 뒤로 넘기다 보면 어느새 여러 번 읽게 된다.
글도 이 그림책의 큰 매력이다. 글만 따로 읽으면 한 편의 시가 된다. 특히 반대되는 표현들이 눈에 띄는데, '푸석한'과 '촉촉한', '단단한'과 '말랑한' 같은 말들이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온통 단단하거나 온통 말랑하지 않고, 서로 다른 것들이 조화를 이루며 존재한다는 말처럼 들린다. 다른 것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누군가의 매일이 모여 또 다른 누군가의 오늘이 된다. 이 책을 덮고 나니 내가 받아 온 사랑의 시간이  더욱 감사하고, 나도 누군가에게 나의 매일을 건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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