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정은 아직은 매일은 실천은 못하지만, 주일 저녁마다는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찬송가를 부르고 성경 한 장 읽고, 주일 설교를 리뷰하는 짧은 시간이지만 아직은 어린 아이들 넷을 데리고 예배를 드린다는 것이 참으로 버겁고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긴 장은 읽지 못하고 매주 시편을 읽었고 지금은 잠언을 통독하고 있습니다.
굳이 이 시간을 분석하자면, 아이들이 즐거워하지는 않습니다ㅠㅠ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큰 이유는 성경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개역개정 성경이 참으로 좋은 성경이지만, 아이들이 그 성경을 읽고 내용을 바로 이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가정 예배 시간에 따라 부모가 설교를 하면 더욱 아이들이 그 시간을 꺼려할 것 같기도 하구요.... 그래서 여러가지 최근에 나온 쉬운 버전의 성경들을 살펴 보았습니다. 그중에 제 마음에 가장 와닿는 것은 <새한글 성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성경은 아직 구약이 완역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이벤트를 통해서 <새우리 성경>을 접하게 되었고, 일단은 지금 아이들과 통독 용 겸 가정예배 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 성경을 받았을 때 아이들이 먼저 한 번 소리를 질렀습니다. 성경책의 표지 색이 파스텔 톤으로 참 예뻤기 때문입니다. 우리 집에는 남자 아이 둘, 여자 아이 둘이 있는 데 자연스럽게 파란색과 핑크색으로 나누어 성경이 분배되었습니다. 엄마 아빠는 갈색으로 하게 되었구요ㅎㅎㅎ 두 번째 아이들이 놀란 점이 있었습니다. 이 성경책을 읽으니 내용을 잘 이해가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일례로 이 성경을 사용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통독했던 본문이 잠언 17장이었습니다. 셋째가 1절을 읽자마자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제육이 집에 가득하고도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 (잠17:1)" 통독을 멈추더니 '제육'이 뭔지 물었습니다. 적잖이 당황하였습니다. '셋째야~ 너 제육볶음 몰라? 그 제육인데...' 사전을 찾아보면 이 제육이라는 단어는 한자어도 아니고, 순 한글도 아닙니다. 어른들은 자주 쓰는 단어이지만, 아이들이 선뜻 이해하기 쉬운 단어라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이제 <새한글 성경>으로 말씀을 접하다 보니, 내용 이해가 훨씬 쉬워졌습니다. 어려운 용어들을 우리가 일상으로 쓰는 언어들로 잘 표현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감히 저는 한국판 <메시지 성경>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또 제가 예시로 삼상 17장 말씀을 찍어서 올렸는 데, 우리가 너무 잘 아는 골리앗에 스토리가 거기에 담겨 있습니다. 4절을 보면 골리앗의 키가 여섯 규빗 한 뼘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한 번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골리앗이 엄청난 거인다 라는 것은 다른 그림이나 영상을 보고 이해를 하지, 그 구절 자체를 통해 엄청난 거인인 것은 한 번에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새우리 성경>에서는 한국의 미터 단위와 함께 기록을 해 놓았습니다. 골리앗의 키가 2.7미터라고 병행하여 기록해 놓았습니다. 아이들이 참으로 쉽게 이해합니다. 농구 선수 누구는 키가 얼마인데, 그거보다 몇 센치가 더 큰거야? 라고 하면서 골리앗의 키를 쉽게 유추해 갑니다. 이렇게 친절하게 성경이 되어 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더 쉽게 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떤 분들은 이렇게 성경을 쉽게 풀이해 놓는 것을 못마땅해 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로이드존스 목사님도 KJV를 설교에서 사용하시면서, 대략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쉬운 성경을 만들 생각을 하지 말고, 자신의 수준을 더욱 높이면 됩니다."라구요. 그 말도 분명히 일리가 있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지성이 있고 이해력이 있는 분들에게는 그 말이 잘 해당되겠지만, 아이들이나 배움이 적은 분들에게는 또 그 수준에 맞는 성경을 들려주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 각입니다. 자기의 말로 한 번에 이해 되는 성경이 좋은 성경이고, 또 그로 말미암아 말씀 자체에 말씀이 가리키는 하나님을 더 잘 알아가려고 노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정은 이제 <새우리 성경>을 통해서 아이들과 함께 가정 예배를 드립니다. 그리고 매일 밤 셋째 넷째에게 들려주는 성경 이야기도 이 성경의 일부를 인용해서 해 줄 생각입니다. 쉽고 이해가 잘 되는 성경을 통해 아이들의 신앙도 잘 자라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