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테이는 지구에서>? 지구인이 우주로 나가서 어느 행성을 공격하거나, 그 반대인 경우를 여러 유형의 콘텐츠를 통하여 접하는 십대 아이들에게 이런 제목은 아주 자연스러운 여느 소설 제목일 듯싶어요. 그러고 보니 우리집 십대 아이와 아주 빠져서 본 <별에서 온 그대>가 겹쳐 떠오르기도 하군요. 제목 하나로 짐짓 엄숙하게 결국 우리 모두는 지구 행성에서 좀 길게 홈스테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과장된 생각도 해보게 하는 제목인데, 이런 저를 보고 아이는 심하게 진지하게 해석 한다고 타박 하군요. 아이와 십대 소설을 가끔 즐겨 보는 저로서는 이런 책에 호기심이 입니다. 믿고 선택하는 출판사 웅진주니어에서 “뉴온”이란 이름 아래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하나는 작가를 선별했군요. 장한애 작가의 이 책은 뉴온 시리즈 중 세 번째 책으로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초등 남학생 공유수라는 아이의 시각으로 이야기가 펼쳐져요.
사전에서 단어나 속담의 뜻을 찾아 보기를 좋아하는 주인공 공유수는 엄마를 도와서 지구 행성에 찾아 오는 외계인에게 홈스테이를 제공하고 있어요. 쿨하다 못해 심하게 아이를 야생에서 도전적으로 키우는 엄마 곁에서 홈스테이를 하는 손님들의 예약과 관련된 일들과 여러 자잘한 불편 사항을 풀어주는 꽤 똑똑한 아이에요. 하지만 학교에서는 숙제도 안하고 교실에서 친구들과 대화도 거의 하지 않는 무뚝뚝하고 조용하지만 괴짜 같은 아이로 비치지요. 속담을 좋아하는 유수는 외계인의 이상한 본토식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각 외계인의 성격과 외모에 맞는 속담 이름을 지어주죠. 학교 생활을 빼고 유수의 일상을 들여다 보면 자신의 생활을 계획하고 그에 따라 잘 실천하는, 이른바 자기주도적인 성향이 강한 아이로 보여서 제겐 매력적인 아이로 보입니다.
그러던 이 홈스테이 집에 지구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싶어하는 외계인을 연결해 주는 업체에서 주의를 요하는 새로운 외계인을 소개합니다. 지구인 슈트를 입고 지구인처럼 행세하는 다른 손님들과 달리 새로 온 손님은 슈트가 필요 없을 정도로 완벽한 이국적인 외모를 한 소녀에요. 이 소녀와 더불어 나머지 과제로 알게 되는 같은 반 친구 준수로 그동안 투숙객을 관리하던 다소 단조로웠던 유수의 생활에 조금씩 균열이 생깁니다.
앞서 밝혔듯이 이 책은 제목부터 신비로운 판타지 느낌을 풍깁니다. 외계인, 우주와 관련된 영상물을 좋아하는 우리집 아이 성향에 맞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좋은 소재의 책이에요. 더불어 영상물은 만들고 편집하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흥미로운 내용과 구성을 가진 책을 소개하려고 하는 편이라 아이나 저나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