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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님의 서재
  • 간다아아!
  • 코리 R. 테이버
  • 11,700원 (10%650)
  • 2022-03-10
  • : 2,904

코로나가 시작되고 제 관심사에 맞는 무언가 도움되는 온라인 특강 등을 찾아 다녔죠. 우연히 한 비대면 특강에서 만난 황유진 작가의 어른의 그림책을 통해서  

아이들 어릴 때부터 꾸준히 즐겁게 즐긴 유일한 그림책을 제 시각에서 새롭게 보는 연습을 하게 됐어요. 그림책을 가운데 두고 마인드맵의 가지치기를 꽤 많이 칠 수 있을 정도의 시간과 열정이 쌓였어요. 아이들 어릴 때는 많이들 그림책은 아이들의 전유물로 생각하던 시기였지만 이제는 어른의 그림책을 표방하며 전 세대 아우르는 그림책들이 많이 눈에 띄어요. 이런 분위기로 저 역시 육아의 그림책의 시기를 지나서 더 그림책을 즐길 수 있게 됐어요. [간다아아!]도 그런 제 요구에 잘 맞는 그림책이구요.

그림책이 가질 수 있는 대표적인 특징이 물성이라고 하던데 이 책은 그 특성에 딱 들어맞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과 함께 만난 그림책 중에서도 몇몇 인상적인 그림책으로 물성을 대략 이해하고는 있었지만 최혜진 작가의 그림책 특강을 통하여 물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 적이 있어요. [간다아아!]는 사실 전자도서관의 그림책으로 먼저 보게 됐지만, 표지와 앞쪽을 보다가 바로 덮었어요. 전자책으로 느낄 수 없는 종이 그림책의 물성을 제대로 느끼고 싶어서였는데 오늘책에서 그림책을 펴낸 것을 알고 더 반가웠어요. 올해의 칼데콧 아너상을 받은 수작이기도 한 이 그림책의 코리 R. 테이버 Corey R. Tabor는 물총새의 습성을 잘 파악하여 귀엽고 자신감 넘치는 Mel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우리글의 번역자는 어린이 책을 아는 분들은 바로 알아차리고 반가워할 [마법의 시간여행]의 노은정 번역가이에요. 테이버의 이전 작품도 이 분 손에서 우리글로 옮겨졌군요.


수직하강하는 어느 작은 파랑새가 그려진 (심지어 역방향 90도 돌려진 그림의) 표지에 궁긍증이 입니다. 심지어 하강하는 새의 표정은 여유만만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다른 동물들은 안전부절해 보여요. 이목구비조차 구별하기 힘든 거미와 무당벌레에게서조차 파랑새를 지켜보며 놀라는데 대체 파랑새는 어떤 모험을 하려는 걸까요? 앞뒤 내지는 그 파랑새가 머무는 나무의 빼곡한 초록 잎들이 채워져 있어요. 우리는 숲을 지나 파랑새가 사는 어느 강둑 근처 나무를 찾아 이야기 속으로 들어갑니다.


멜의 이 도전적이고 멋진 하루를 우리 아이로 바꿔서 생각하게 되네요. 우리집의 소년과 읽으면서도 5점 만점을 줄 정도로 맘에 들어하더군요. 특히 이웃 동물들의 말풍선을 재밌어 했어요. 어른 독자라면 멜의 용기를 부러워 하면서 어머니의 양육 태도를 생각해 볼 수 있겠죠. 우리는 나의 지지가 필요한 이들에게 어떤 이일까라는 약간의 반성도 하면서 조금 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볼 수도 있을 듯해요.

 

친구들과 수성펜으로 수채화를 그리는 요즘 멜을 그 그림에 초대했어요. 그리고 친구들에게도 읽어줬구요. 육아의 그림책에서 벗어난 저의 그림책 즐기는 한 방법이죠. [간다아아!]처럼 여유있게 충만하게 즐긴 그림책은 최근 들어 오랜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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