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개띠 해에 태어난 아이가 있죠. 대개의 아이들이 그렇듯이 우리집 아이도 어릴 때부터 개를 키우고 싶어했지만 다른 가족의 상황 등으로 키울 수가 없었죠. 아쉬우나마 반려견을 키우는 지인 등의 개와 잠깐이라도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아이의 마음을 달랬죠.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아이는 독립 후에 키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안고 여러 반려견 관련한 매체를 함께 보며 이야기를 해요. 그리고 <별이와 무지개 다리> 또한 아이의 이런 마음을 보듬어줄 책이죠.
큼직한 판형의 책과 그림책처럼 많은 그림을 담고 있지 않지만 두 면에 배치한 그림과 본문의 번갈아 가며 꾸며진 구성은 그림, 글 따로 느끼며 별이와 반려견에 대한 이야기를 온전히 편안하게 빠질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초등 고학년 대상의 동화책으로 온라인 서점에서는 소개하고 있지만 반려견을 사랑하는 모든 어른들도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내용이에요. 다른 반려견 관련 책과 달리 이 책은 '꾸슈랄라'를 통한 반려견의 생전, 사후 세상의 소개합니다. 아이와 즐겁게 봤던 영화 <소울>에서 아이들이 지구에 오기 전의 세상과도 닮은 듯 다른 듯한 비교 하며 보는 즐거움으로 책을 시작했죠.
혼자 읽어도 좋지만, 별이와 정을 붙이듯 총 8장의 내용을 아이와 매일 한 장을 읽으며 8일간 별이와 함께 했죠. 매일 한 쪽씩 아이와 번갈아 소리내어 서로에게 읽어 주며 그림을 함께 봤어요. 각 장에 제목에 붙여지긴 했지만 아이에게 듣는 것만으로 상상하며 각 장에 대한 나만의 제목도 붙여 봤죠.
특히 4장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벌'의 가장 짧지만 별이의 강한 사랑이 드러나는 부분을 들으며 아이가 붙여준 제목은 "별이의 맹세"에요.
괜찮아, 괜찮아! 외로워해도 돼. 슬퍼해도 돼. 네가 어떤 모습이라도 넌 내 사랑이야. 최고의 사랑! 사랑해 지율아, 정말 많이!
지율이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반려견에게 사랑을 주는 것으로 여기며 키우지만 반대로 반려견에게 사랑을 받을 때도 있죠. 우리집 아이는 지율이처럼 반려견을 키우진 못하기에 이런 감정을 충분히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이웃 반려견과 길고양이를 통하여 분명 느꼈을 것이고 이 대목에서 공감했을 것이라 생각해요.
아이 지율이가 대학생이 되고 남자 친구도 사귀며 시간이 훌쩍 흘렀어요. 늙은 별이는 이제 지율이를 만나기 전 행복했던 개들의 천국인 꾸슐랄라로 돌아갈 준비를 하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별이와 제대로 작별 인사를 못하고 하염없이 우는 지율이와 꾸슐랄라로 못돌아간 친구들을 위하여 별이는 모험을 시작합니다.
책장을 닫기 전인데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아서 책을 덮기 쉽지 않네요. 뒷 날개를 보고서야 이해가 됐어요. 별이의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로하이후북스의 신간 소식을 놓치지 말아야겠군요. ^^
여름에 태어난 개돌이 소년의 생일을 축하하며 별이와 따스하고 즐겁게 일주일을 잘 보냈어요. 별아 고마워! 다음에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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