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개띠 해에 태어난 아이가 있죠. 거의 모든 아이들이 그렇듯이 아이는 어릴 때부터 개를 키우고 싶어했지만 다른 가족의 상황 등으로 키울 수가 없었고 대신 반려견을 키우는 집에 가서 그 아쉬움을 달랬죠.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독립 후에 키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안고 이제는 <심바, 집에 가자> 와 같은 좋은 책 등과 함께 하며 자신이 만날 반려견을 상상하게 되죠.
<심바, 집에 가자>가 집에 도착하자, 귀여운 심바의 9가지 표정을 보고 바로 표지를 열어 봤어요. 얼른 심바를 알고 싶게 만드는 아주 앙증맞은 표정들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심바가 어떻게 이 이름을 갖게 됐는지 궁금해지더군요. 저처럼 아이도 제목을 보더니 개가 어떻게 심바가 될 수 있냐며 호기심과 웃음으로 책을 펼쳤죠.
우리가 사는 세상이 모든 생명체가 존중 받기를 꿈 꾼다는 도단이 작가는 자신의 바람대로 심바의 사생활과 더불어 반려견을 포함한 동물권에 대한 가볍지 않은 이야기도 다정다감한 그림에 담아 냈어요. 미노의 할아버지, 근처 이웃의 경비원 등 우리 가족과 이웃으로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생각해 보는 기회를 주고 있어서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손 꼽는 장점이에요.
33편의 모든 만화가 재미와 정보가 그득하지만 특히 시기적으로 끌리던 만화가 있어요. 할아버지 댁에 여름 휴가를 떠난 미누네 가족은 도로에서 버려진 개를 만나죠. 심바를 통하여 다른 개에 대한 사랑도 넘쳐 흐른 미누네 가족은 할아버지의 친구가 되면 좋겠다고 데려오기로 결정하지만.. 올해 여름 휴가에는 가족과 헤어진 아이들이 없기를 바라며 마음 아프게 읽었어요.
저는 책을 볼 때 작가의 말 등을 읽기 좋아해요. 모든 이야기 속에서 작가의 어떤 경험과 생각이 책 곳곳에 녹아 들었을까 상상하며 읽는 것도 읽는 재미 중 하나이죠. 심바는 작가의 어떤 삶의 한 대목에서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다면 이 부분도 꼼꼼히 읽으며 작가와 더 가까워지면 좋겠어요. 더불어 도단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지네요.
여름에 태어난 개돌이 소년과 이 책을 보며 우리 가족만의 여름 휴가를 즐겼어요. 믿고 보는 사계절 믿보사^^ 덕분에 즐거운 여름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