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드 창”의 숙명적 라이벌, “김초엽”의 가장 추천하는 작가
’SF 작가들의 작가’ 그렉 이건의 한국판 특별 선집의 첫 책
SF를 좋아한다. 왜 하필 SF냐고 하면 할 말이 별로 없다. 무엇보다도 재미있다.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적당한 과학(꼭 엄밀할 필요는 없다)과 풍부한 상상력이 만나면 첫 장을 넘겼다가 꼬박 밤을 새워 읽게 되는 일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
그래서 이번 서평단 지정 도서가 SF 소설집이라고 했을 때 기뻤다. 국내 작가, 해외 작가를 가리지 않고 SF라면 다 재미있게 읽는 편이지만, 근래에는 다양한 해외 작가의 SF를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에 더욱 반가웠다. 게다가 책 홍보 문구가 무려 그 ‘테드 창’과 ‘김초엽’을 언급하고 있었다. 둘 다 아주 좋아하는 작가다. 이쯤되면 믿고 읽는다.
전반적으로 첨단 과학기술이 인간의 몸과 마음(그 둘이 구분되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하려면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 같으니 여기서는 생략하겠다)까지 파고드는 내용을 담은 작품들이 많았다. 선택의 기로에서 자신의 미래를 알지 못했던 인간이 자신의 선택의 결과로 변화(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하는 모습은 늘 흥미롭다. 특히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이 그 선택에 개입하면서 역설적으로 ‘인간적이라는 것’, 즉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첨예한 고민을 담아낸 것이 눈에 띄었다.
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간만에 읽은 하드 SF 수작이다.
<동아시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