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타운
수수 2018/04/1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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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어타운
- 프레드릭 배크만
- 14,220원 (10%↓
790) - 2018-04-18
: 5,720
「베어타운」. 배크만의 전작 「오베라는 남자」를 생각하며, 귀여운 제목처럼 (곰 마을이라니!) 따뜻하고 희망적이며 감동 넘치는 가벼운 이야기가 담겼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자기 전 한두챕터만 읽으려 잠시 이 책을 펼쳤던 나는 밤새 500페이지가 훌쩍 넘는 분량을 전부 읽어버렸다.
베어타운은, 미래는 불투명하더라도 가슴 속에 '곰'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 사는 작은 동네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 곰은 하키의 모습이다. 아이고 어른이고 베어타운 사람들은 하키를 사랑한다. 열정을 품은 작은 마을 사람들의 구구절절한 사연 속 희망 이야기, 그 정도를 기대했던 나에게 이 책은 생각보다 훨씬 무거웠다.
사실 중반부쯤부터 반전을 위한 밑밥(?)이 깔리기 시작하는 걸 눈치챘다. 솔직히 다 읽고 나서는 그때 그만 읽었으면 좋았을 걸 하고 후회했다. 책이 나빴다는 게 아니다. 그냥 독서를 시험기간 중 가벼운 도피처로 삼았던 지금의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과 여운이었기 때문이다. 여유를 가지고 읽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 서평을 쓰는 것도 사실 힘들었다. 기분이 너무 좋지 않아서, 그래서 이 책에 대해 글을 쓰기 싫어서 서평을 때려칠까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책에는 잘못이 없다. 내가 이렇게 기분이 나빠진 것은 무엇이 이 책을 나오게 만들었는지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이 사회는 나를 자주 슬프게 만든다. 그게 싫어서 자주 눈 감고 귀 막곤 하지만, 결국 언젠가는 마주하고 만다. (스포가 될 테니) 책 내용을 자세히 말할 수도, 그리고 말하고 싶지도 않으니 더 이상의 구구절절한 설명은 필요없을 것 같다.
이 세상의 모든 마야가 행복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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