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눈보라 치는 밤이 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어요. 길 잃은 여자가 하룻밤 재워줄 것을 청하는데, 노힐부득은 유혹이 두려워서 거절해요. 하지만 달달박박은 여자를 암자 안으로 들여요. 다음 이야기는 아마 선배도 아실 거예요. 언 몸을 녹이도록 달달박박이 나무 욕조에 따뜻한 물을 채워줬는데, 여자가 함께 목욕을 하자고 말해요. 마침내 그 밤이 지나가고, 아침 일찍 노힐부득이 달달박박의 암자에 찾아가죠. 친구가 유혹에 넘어갔을 거라고 짐작하면서. 그런데 나무 욕조도, 그 안의 물도 모두 황금이 되어 있어요. 달달박박은 황금 부처가 되어 있고요. 여자가 관음보살이었던 거죠. 그 황금의 물에 노힐부득도 몸을 씻고는 함께 부처가 돼요.
연출자는 제가 그 이야기의 전체 뼈대를 지켜주길 바랐어요. 하지만 쓰면 쓸수록 제 마음이 그 결말과 멀어졌어요. 그 승려들이 황금 부처가 될 것 같지 않고, 길 잃은 여자가 관음보살일 것 같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