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는 간병인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던 동거인이 나의 주보호자로서 베풀어준 가장 큰 부분을 잊지 못할 것이다.
플라스틱 공 하나 띄우려 애쓰고 있는 내가 사실은 하프 마라톤을 몇 번이나 완주한 사람이라는 걸, 진통제에 멍해져 있지 않을 때는 재미있는 농담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걸, 방귀 뀌는 게 가장중요한 임무인 지금의 내가 전부는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 그 사실은 겨우 3박 4일이지만 가장 무력하고 약해졌을 때 내가 사라지지 않게 또 최선을 다해 나로 돌아갈 수 있게 단단히 붙잡아주었다. 22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