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中•
만약 불행한 일들이나 실패를 겪을 때면, 그 모든일들 또한 인생이라는 책을 써 내려가는 동안 마주하게 될 페이지 중에 하나일 뿐일 테니, 너무 당황하거나 짜증내지도 말고, 힘들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힘든 순간들에도 유통기한이 존재하니, 결국지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겪어내며 폐기된 힘듦을 돌이켜 봤을때, 그 순간들을 버텨내고 지켜낼 수 있었던 건 내덕분일 수도 있지만 실은 ‘사람‘ 덕분이었다. 아아, 더 구체적이게 표현하자면, ‘내 곁에 있는 사람‘들 덕분이었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은 좋은 일이 있을 땐 함께 축하해주고, 슬픈 일이 있을 땐 위로해주었다. 그리고 같이 있어주었다.
내가 어떤 모습을 하건, 어떤 상황에 놓여있건 간에 늘 함께 해주었다. 그들만의 따뜻한 온기로 나를 품어줬다.
그래서 나는 평생을 고맙고 싶다. 그리워하거나 미안해하지 않고 그저 고맙고 싶다. 그리워한다는건 더 이상 보지 못한다는 거니까.
미안해한다는건 더 이상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거니까.
나는 그저 고마워하고 싶다. 앞으로도 자주자주 만나면서, 내가 갖고 있는 것들로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기쁘게 만들어주고 싶다.
관계에 있어서만큼은 언젠간 폐기될 운명을 결정짓는 유통기한이 없었으면 한다.
여러모로 ‘안녕‘이라 말할 것들이 많아지는 요즘.
다가오는 것들이 행운일지 아니면 불행일지는 예측할 수 없다. 성공일지 실패일지 역시 여전히 알수 없을 테지만, 어쨌든 지나갈 것이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좋아질 것이다. 분명. 69-7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