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여러모로 편리한 도시였다. 비교적 역사가 짧기는 했지만,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이 꽤 오랫동안 뿌리내리고 살아온 곳이어서 희한한 것들을 구경하기가 좋았다. 게다가 그들 상당수가 원래 문화권에서 떨어져 나온 상태로 여러 세대를 거쳐왔다는 특징이 있었는데, 보통 이런 경우에 사람들은 본토에 남아있는 다수보다 오히려 훨씬 보수적으로 자신들의 문화를 지켜내는경향이 있었다. 물론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가 다르고 특정 시점의 문화에 고정된다는 문제도 있었지만, 그런 이유로 생겨난 독특한 특징들이 이민자들의 문화를 한층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