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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adustintheend님의 서재
  • 우리에게도 고양이 같은 잠이 필요하다
  • 김남희
  • 17,100원 (10%↓950)
  • 2026-08-18
  • : 1,870
🐈‍⬛ 느릿느릿, 고양이의 시간으로 살아가는 법

김남희 작가의 책을 좋아한다. 걷고 여행하며 만난 사람과 풍경을 기록해온 작가의 글에는 늘 자유롭지만 고독하고, 가벼워 보이지만 쉽게 흔들리지 않는 힘이 있다. 이번 책 『우리에게도 고양이 같은 잠이 필요하다』에도 자신만의 보폭으로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무 해 넘게 써온 일기와 여행지에서의 기록, 만난 사람들에 대한 기억, 계절과 풍경, 산책길에서 문득 떠오른 생각, 책을 읽다가 적어둔 단상까지 이야기는 일정한 방향 없이 자유롭게 흘러간다. 그런데 그 무질서함이 오히려 좋았다. 낮잠과 꿈의 경계에서 느릿하게 떠오르는 생각처럼, 문장들은 특별한 방향 없이 나른하게 이쪽에서 저쪽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괜찮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그곳에서 잠시 머물 수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책 곳곳에 등장하는 고양이 사진이 글과 참 잘 어울린다. 작가가 세계 곳곳에서 직접 만난 고양이들은 태평하고,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자신만의 시간을 살아간다. 그런 고양이를 바라보며 작가는 애써 세워둔 계획과 목표를 잠시 내려놓는다. 꼭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되고, 조금 게을러도 되고,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내도 괜찮다는 생각. 고양이 같은 잠이란 결국 그렇게 아무것도 애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지 않을까.

특히 좋았던 것은 삶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이다. 가난하고 외롭더라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방식으로 살아가겠다는 마음, 사소한 것에서 기쁨을 발견할 수 있는 감각, 떠나고 돌아오기를 반복하면서도 결국 자기 삶의 보폭을 잃지 않는 사람의 모습이 문장 곳곳에서 드러난다. 자유롭고 고독하지만 그 고독에 휘둘리지 않고, 세상을 섬세하게 바라보면서도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단단하게 서 있는 사람. 내가 그동안 김남희 작가의 책에서 좋아했던 모습이 이번 책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밀도 높은 글을 따라가느라 지친 날에는 고양이 사진 한 장 보고, 문장 몇 개 읽고, 커피 한 잔 마시고 다시 책장을 넘겨도 좋을 책. 그렇게 읽다 보면 어느새 마음의 속도도 책을 닮아 조금 느려진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나면 나도 수첩 하나 챙겨 밖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특별한 곳이 아니어도 좋다. 오늘의 햇살과 바람, 지나가는 사람, 문득 떠오른 생각 하나쯤 적어두고 싶어진다. 그렇게 잠시 걸음을 늦추고 내 주변을 바라보는 시간, 그것이야말로 나에게 필요한 고양이 같은 잠일 것이다.

#우리에게도고양이같은잠이필요하다 #김남희 #수오서재


📚 출판사로부터 받은 도서를 정성껏 읽은 후, 자유롭게 작성한 저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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