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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TENKAKU
  • 廣東語四週間
  • 49,200원 (10%↓)
  • 1981-08-01
  • : 15

  20세기 일본에서 꽤나 이름 떨쳤던 대학서림(大學書林)의 어학 사주간 시리즈(語學四週間雙書) 중 '광동어 사주간'이다. 책 끝의 판권지를 보면, 오랜만에 마주치는 인지 위에 昭和56年 8月 25日 제1판이 간행되었다고 한다. 쇼와 1년이 1926년이니, 쇼와 56년이면 1981년이다. 그즈음에는 홍콩 문화가 그렇게 인기가 많았었다. 이소룡 이래 수많은 스타를 배출한 홍콩 무협 영화라든가, 영웅본색으로 대표되는 홍콩 누아르. 나는 개인적으로 성룡 영화를 좋아한다.

  1980년대 일본에서도 홍콩 영화는 제법 인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물론, 그때만 하여도 일본인들은 자국을 아시아에서 가장 잘 나가는 나라로 여겼으니(어쩌면 지금도), 우리가 열광한 만큼 그들도 홍콩 영화를 즐긴 것은 아니나. 아무튼 예전 일본 코미디나 만화 같은 데에서 광동어가 등장하거나, 그것을 소재로 한 개그가 있었던 것 같다. 이 책도 그러한 시대적 관심에 부응한 것이 아닐까.

(논문 따위를 찾아보니 훨씬 이전부터 광동어 교재는 존재하였던 것 같으나, 아무렴 어떤가)

  국내에는 광동어 책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그런 마당에, 개인적으로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기억하고 있던 대학서림의 광동어 사주간을 사보자 싶었다. 1981년에 초판이 발행되었으니 혹여나 남아있는 재고가 없지 않을까 했지만, 깨끗한 책이 왔다. 아직까지도 찍고 있구나 싶어 판권지를 보았는데, 꽤나 놀랐다. 상술한 인지의 존재도 그랬지만, 平成5년에 찍은 것이 아닌가. 헤이세이 5년이라니, 1993년이다. 자그마치 33년의 시간을 기다려 나에게로 온 것이다. 물론 그보다 오래된 책도 가지고 있지만, 2026년에 1993년 판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이 시리즈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조선어 사주간(朝鮮語四週間)을 빼놓을 수 없다. 1960~70년대 즈음에 한국어를 처음 접한 현대 일본의 한국학 연구자들의 수기를 보면, 흔히 이 책이 언급되곤 한다. 1984년, 일본의 공영방송사 NHK(日本放送協會)에서 처음으로 텔레비전 한국어 강좌를 시작하기 전까지 가장 대중적으로(한국어 학습자 수가 워낙 적었기에 대중적이라는 말을 쓰는 건 이상하지만) 쓰인 한국어 교본인 모양이다. 물론 현대 한국에 사는 우리에게는 우선 '조선어'라는 명칭부터 걸리는 것 같다. '조선어'라니, 식민 지배의 기억이라도 남아 있단 말인가?

 사실 그건 이 책의 초판 간행 연도를 고려할 때 참작할 만한 부분이다. 인터넷에 따르면 昭和38년, 그러니까 1963년에 나왔다고 하는데, 이때는 일본이 아직 한국과 공식적 외교 관계를 수립하지 않았을 때이다. 재일동포 커뮤니티에서도 한국계의 민단보다, 북한계의 조총련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이를테면 조선어라는 명칭이 매우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수많은 재일동포들이 '조선학교'를 통해 '조선어'를 배웠고, 민족 의식을 키워 나갔다. 개중 적지 않은 이들이 배를 타고 조국으로 귀환하였는데(대학서림에서 간행한 또 다른 한국어 학습서인 기초 조선어(基礎朝鮮語)의 저자 송지학 역시 이 배에 올랐다), 이때 그들의 목적지 역시 조선(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즉 북한)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이 책에 김일성이나 사회주의 같은 말이 예문으로 등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좌우간 조선어 사주간, 광동어 사주간 따위의 사주간 시리즈는 20세기 일본에서 꽤나 유명하였다. 한국에서도 이 책을 모방하여 불란서어 사주간, 이태리어 사주간 따위가 나왔었던 모양이다(한국어 사주간도 있는데, 이것은 조선어 사주간에 대한 민단계의 대응이 아니었나 싶다). 그 정도로 유명하였으니 현재까지도 일본 아마존에서 이 책을 구매한 이들의 리뷰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광동어 사주간에 대하여 좀 더 이야기해보자. 사실 이 책은 부록이 있다. 별도로 판매하는 카세트 테이프 2권이 바로 그것이다. 달리 말하면, 이 책에는 어떠한 음성 자료가 없다. QR코드는 고사하고 CD조차 없다. 어떠한 언어도 음성 자료가 필요하겠지만, 광동어는 더욱 그러한 것이, 광동어는 순전히 입말(口語)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 언어는 관화의 두 배에 가까운 성조(본서 기준 7개)를 갖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별매의 카세트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으로 광동어를 공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이 책이 채택하고 있는 광동어 로마자 표기법이 현대 홍콩에서 통용되는 월병(粤倂)이 아닌, 예일식 표기법이라는 점도 하나의 난관이라면 난관이다.

  발음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하나의 문제가 있다. 연습 문제가 턱없이 부족(거의 없다)하다는 점이다. 대학서림의 다른 책에 비해 이 책의 가격이 낮은 데에는 그러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을 제외하고 보면 이 책은 꽤나 잘 짜여져 있다. 동경외대 조교수가 썼으니 전문성이야 보장된 것이고, 단순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만 하는 여행 회화 책이 아니라 일상적인 수준의 대화를 깊이 커버하는 것이다.

  물론 대화 예문 가운데에는 어이없거나, 우스운 것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것 역시 이것이 실전에서 쓰이는 입말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어색할 것 없다. 본서에 대한 생각은 이쯤에서 접어두고, 본서의 목차를, 끝으로 적어두도록 하겠다.  

  

  목차

  

  발음과 표기법에 대하여

   1. 발음의 표기법

   2. 한자

   3. 성조

   4. 성조 교체

   5. 성모

   6. 운모

   7. 광동어 음절표

   8. 품사

   9. 통어 구조

   10. 문장

  

  제1주

   제1일 형용사에 의한 서술

   제2일 명사에 의한 서술

   제3일 수사와 분류사

   제4일 수량이나 금전을 세는 방법

   제5일 연월일·주·시간에 대하여

   제6일 소유·존재를 나타내는 표현

   제7일 동사 이것저것


  제2주

   제1일 부사 "亦·都·又", 동량사(動兩詞), 조사 "喇"의 기능

   제2일 정의사(情意詞) 이것저것

   제3일 명령·의뢰·금지

   제4일 개사(介詞) 구조와 의문지시사

   제5일 동작의 완료·진행·지속

   제6일 확인과 경험을 나타내는 형식

   제7일 방향보어, 수수동사 "俾"의 용법, 수동과 사역.


  제3주

   제1일 결과를 나타내는 보조어

   제2일 가능과 정도를 나타내는 형식

   제3일 거리, 비교, 형용사의 중첩 형식

   제4일 조사 정리

   제5일 부사 이것저것

   제6일 양태부사 "咁", 분류사의 한정 작용, 겸어문(兼語文)

   제7일 접속과 감탄


  제4주

   제1일 표현 〔1〕앨범 〔2〕댄스

   제2일 표현 〔3〕전화 〔4〕도박

   제3일 표현 〔5〕산꼭대기에 오르다 〔6〕여행

   제4일 표현 〔7〕요리해 먹다

   제5일 표현 〔8〕반찬을 사다 〔9〕콘서트

   제6일 표현 〔10〕배에 타다, 버스에 타다 〔11〕집을 빌리다

   제7일 표현 〔12〕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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