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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트 트레인
  • 문지혁
  • 13,500원 (10%750)
  • 2026-02-05
  • : 3,110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헤어진 연인이 이별 선물로 준 반지를 버리러 빈으로 떠나는 ‘나’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일단 액자식 구성이라는 점이 흥미로웠고, 여행지에서 겪는 에피소드가 타인을 알아가는 이야기라서 좋았다.

“이것은 여행에 관한 기록이다. 하지만 인생에 여행 아닌 것이 존재할 수 있나?”(p.11)라는 도입 문장부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우리가 지구에 첫 발을 딛는 순간부터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의 삶을 곧 하나의 여정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헤어진 연인의 이니셜이 O인 것, 그가 건넨 선물이 반지인 것, 빈에서 찾아간 대관람차의 상징성을 나는 돌고 도는 삶의 굴레라고 생각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것이고, 이별 후에는 또 새로운 만남이 있는 것이라고. 돌고 도는 것처럼 보여도 모든 순간에는 끝이 있고, 때론 멈춰야 할 때가 있고, 버려야 하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저자는 이별 의식을 통해 보여준 게 아닐까.

무엇보다 짜릿했던 순간은 E의 정체가 실명으로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저자가 차곡차곡 쌓아 올린 메타픽션의 퍼즐이 하나로 맞춰지는 느낌이라서. 저자의 작품을 꾸준히 읽어온 독자라면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이 아니었을까 싶다.

저자의 작품을 읽을수록 글쓰기가 곧 그의 삶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계속 쓰는 것과 계속 쓰지 않는 것, 둘 사이를 오가는 것, 움직였다가 멈추는 것, 떠난 자리로 돌아오는 것’(p.13) 모두 글쓰기와 관계가 있다. 계속 쓰거나 쓰지 않는 날을 오가는 것, 자판을 움직이는 손이 멈추기도 하는 순간, 썼던 문장(떠난 자리)의 뒤를 이어서 쓰는 것, 모두 글쓰기와 닮았다. 그러니 이 작품이 끝났다 한들 독자로서 저자의 작품 세계 여행이 끝난 게 아니다. 저자의 작품이 늘어갈 때마다 촘촘하게 쌓아 올린 메타픽션의 완성을 지켜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그것이 내가 저자의 작품을 좋아하고, 기다리는 이유다. 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작가가 있다는 건 독자로서 너무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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