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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수집가
  • 안다
  • 김경욱 외
  • 14,400원 (10%800)
  • 2025-11-25
  • : 1,000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분명 안아주는 장면들이 담겨 있고, 포옹하는 표지 그림이 있는데도 나는 왜 이 소설집이 알다라는 의미의 안다로 읽히는지 모를 일이다.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거나 사라질>의 화자가 사라진 엄마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이 없다는 사실을 엄마의 실종 이후에 깨닫게 되는 것, <가짜 생일 파티>의 연경이 자신과 비슷한 부류로 여기며, 동질감을 느끼던 신정윤을 잘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한낱 착각에 불과하다는 것, <히치하이킹>의 커플이 상상하는 영호의 마음도 그저 그들이 안다고 짐작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 한번>의 미경은 용기를 오래 알아 왔지만, 그를 다 안다고 할 수 없고, <그녀들>에 나오는 인물들도 마찬가지였달까.

그래서 나는 안아주는 장면들이 더 기억에 남기보다는 누군가를 안다고 착각하거나, 지레짐작으로 넘겨짚는 장면들이 더 잔상에 남는 느낌이다. 마치 내가 이 소설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알다’의 ‘안다’라고 착각했던 것처럼. 무릇 인간의 기억이란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편집되고야 만다는 사실을 재차 깨닫게 된 소설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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