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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수집가
  • 연쇄 구직자
  • 정수정
  • 15,300원 (10%850)
  • 2025-11-04
  • : 1,050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지수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후 결혼한다. 재취업이 쉬울 것 같던 기대와 달리 쉽지 않다. 왜 이토록 일자리를 찾기가 힘든 걸까.

제목부터 뭔가 감이 왔다. 이건 내가 공감할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다. 역시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이 소설은 소설이 아니다. 현실 고증 그 자체다. 지수가 면접을 보러 다니는 장면을 보면서 내 생각을 들킨 것 같았다. ‘아니, 이런 현실을 어쩌면 이렇게 잘 담아냈지?’ 싶었는데 저자의 작업 일기를 보고 알게 됐다. 직장 생활을 했었고, 구직 활동도 하셨던 분이었다는 것을.

취업 시장에서 여성은 당사자의 결혼 유무와 상관없이 출산과 육아로 인한 공백을 고려해야 하는 대상이 된다. 사회가 인식하는 결혼 적령기의 여성이라면 더더욱 이런 인식은 견고해진다.

나도 수차례 경험해 봐서 잘 안다. 작품 속의 지수라고 다르지 않다. 그녀는 여러 차례 면접을 다니며 ‘결혼했다는 게 싫으면서 애초에 먼저 결혼해도 쭉 오래 다녔으면 좋겠다는 말은 왜 했담? 아이를 가지지 않을 거라고 굳이 덧붙였다면 결과가 달라졌으려나?’(p.87) 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은 여성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그래서 여성이 설 자리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어느 정도 나이대의 여성들이 학벌과 관계없이 백화점, 마트, 각종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게 되는 건 이런 현상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시간을 주는 회사는 많지 않고, 그마저도 경력이 중단되는 순간 재취업은 요원해진다.

소설은 이런 지수의 상황을 핍진하게 그려낸다. 지수는 대체 언제까지 구직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일까. ‘연쇄 구직자’라는 말이 너무 쓰다. 이게 허구가 아니라는 걸 나는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더 입이 쓰게 느껴진다.

경력 단절 여성 관련 정책으로 탁상공론만 펼치는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어야 할 텐데. 참 씁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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