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황선미 작가가 등단 30주년을 맞아 써 내려간 동화 작법서다. 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쌓아 온 저자가 자신의 창작 경험을 바탕으로 동화라는 이야기 집을 짓는 과정을 담아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소재 선택 과정부터 서사 인물 선택, 시점 선택, 이야기의 유형, 서사의 구성, 복선의 설치, 첫 문장과 엔딩 등의 순서로 동화를 창작하는 기술을 안내하고 있다.
저자는 동화 창작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을 어른과 어린이를 분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모두 어린이의 시간을 지나 어른이 되었기에 어린이와 어른은 이어진 존재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곧 어린이일 수 있음을 받아들일 것을(P.19) 강조한다.
동화라고 하면 고정된 이미지가 있다. 교훈적이어야 한다거나, 꼭 행복한 결말이어야 하고, 언급되지 않아야 하는 금기된 소재가 있다는 식의 편견 말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또한 하나의 편견일 뿐이며 동화에서 다루지 못할 소재란 없다고 한다. 다만, 어떻게 다룰 것이냐가 문제(P.45)라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동화에 대해 가졌던 나의 편견도 돌아보게 된다. 비교적 분량이 적고, 간결한 문장, 단순한 구성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어린이들이 읽는 문학으로 단정 짓고 서사 문학의 아래로 생각해왔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동화가 ‘서사 요소를 기반으로 구축된 세계’라는 작가의 말은 동화를 어린이가 읽는 책으로 한정 지어 온 자만한 어른에게 깊은 깨달음을 준다.
한 가지 일을 꾸준히 이뤄낸 사람에게 우리는 장인 정신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30년간 동화 작가로서 꾸준히 활동해 온 작가가 펴낸 책이기에 어쩌면, 본인만의 비법 일지이기도 한 이 책은 비단 동화 작가를 꿈꾸는 이에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서사 문학의 집을 짓고자 하는 이에게도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