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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수집가
  • 뉴욕 3부작
  • 데이비드 마추켈리 외 그림
  • 25,200원 (10%1,400)
  • 2025-04-30
  • : 2,955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그래픽 노블이라고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닌 책이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생각하면서 읽어야 한다. <유리의 도시>, <유령들>, <잠겨 있는 방>은 각각 다른 이야기지만, 어떤 면에선 같다. <유리의 도시>의 퀸은 피터 스틸먼이라는 인물을, <유령들>의 블루는 블랙을, <잠겨 있는 방>의 나는 친구 팬쇼를 쫓는다. 이들은 모두 한 인물을 쫓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며, 블랙의 눈물을 잊을 수 없었다. ‘그 사람은 내가 필요한 겁니다.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내 시선이 필요한 거예요.'(P.202)라는 문장은 읽는 독자에게 어떤 공허감을 느끼게 한다. 이 문장은 ‘글쓰기는 혼자 하는 일인걸요. 인생을 통째로 집어삼키지요. 어떻게 보면 작가는 자기만의 삶이 없다고 할 수도 있어요. 어딘가에 존재할 때도 실은 존재하지 않는 셈입니다.’(P.195)의 문장과 같은 궤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폴 오스터의 삶을 생각하게 된다. 그는 작가라는 정체성으로 온전히 행복한 삶을 살았을까? 자신의 작품이 책으로 완성되어 독자에게 가닿아야만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건 아니었을지, 폴 오스터는 작가로서 행복했을까? 그의 삶이 궁금해졌다.

우리는 작품 속 이야기를 통해 수많은 ‘나’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 등장인물이 온전히 ‘나’일 순 없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는 작가가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이기 때문에. 어딘가에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삶이란 작가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의 삶일뿐더러, 작가 본인의 삶과도 같았던 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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