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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과 크림빵
  • 우신영
  • 15,750원 (10%870)
  • 2025-04-15
  • : 2,280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고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허자은 교수의 부고로 포문을 여는 이 소설은 읽는 내내 입이 썼다.

소설은 날 것 자체의 세계를 그린다. 개인의 탐욕 때문에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온갖 부정을 저지르는 교수, 지도 교수의 흠결을 묵인하고 수습해야 하는 대학원 연구생, 문학을 대하는 태도만은 진심이었으나 그 속에서 끝없는 부조리와 만나게 되는 졸업반 대학생 등이 등장하며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부패를 직설적으로 담아낸다.


자신이 갖지 못한 아름다움을 좇는 허자은의 이야기가 제일 안타까웠다. 누구에게도 채울 수 없었던 마음의 구멍을 끝끝내 메우지 못한 채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 그리고 그 구멍을 발견한 유일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 더더욱 안타깝다.


오랜만에 냉소적인 글을 만난 것 같다. 읽는 내내 머리가 멍했고, 마음이 불편했다. 온통 거북한 이야기로 가득한 소설이다. 그래서 이 소설이 좋았다. 부패한 세계를 직시하게 만드는 소설이라서. 불편한 세계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하는 작가를 만날 때마다 정신이 번쩍 난다. 환멸로만 가득한 세상을 마주 보게 하니까. 비겁하게 도망가지 않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 같으니까. 그러니 여러분, 죽음과 크림빵... 일단 한 번 잡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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