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일흔의 바움가트너의 상실과 기억, 글 쓰는 삶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잔잔한 소설이다. 평범한 하루를 시작한 그가 타버린 냄비를 통해 세상을 떠난 아내와의 기억을 불러오고, 그 기억의 연결은 더 오래된 가족과의 회상으로 나아간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소설 내에서도 아내가 미발표한 시와 글, 바움가트너가 집필한 글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소설 속의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가 등장인물의 삶과 자연스럽게 포개어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의 책을 여러 권 소장하고 있으면서도, 그의 글을 유작으로 처음 만난 나는 이 책을 통해 작가의 글 쓰는 삶을 일부 엿본 기분이었다. 분량이 길지 않음에도, 한 사람의 생을 오롯하게 직관한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폭발적인 서사가 아님에도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느껴진다. 이것이 폴 오스터가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