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저자는 건축물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인간 진화에 끼친 영향을 훑어보고, 나아가 가상공간에 대한 사유로 이야기를 확장해 간다.
저자는 “인류 역사는 단위 시간당 체험의 밀도를 높이는 쪽으로 진화해 왔다(P.373)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동 수단이 발전함에 따라 인구 한 사람당 이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고, 그에 따른 건축의 발달은 도심으로 인구가 집중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형태로 공간이 압축되자 인간은 “그 한계점에 다다랐을 때 인터넷 공간이라는 빅뱅을 성공시켰다(P.328)”라고 묘사한다. 이렇게 인간 삶의 형태가 변함에 따라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저자의 분석은 날카롭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나를 주변 사람에게 맞추기보다는 나에게 환경을 맞추는 쪽으로 삶의 형태가 바뀌었기(P.343) 때문인데, 저자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공간이 변화하고, 생활 방식이 변화함에 따라 인간 삶의 방향도 공동체보다는 개인 위주로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웠던 점은 그리스 반원형 극장이 비로소 인간이 동등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어 만들어졌다는 것, 파리가 하수도 덕분에 가장 위생적인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는 것, 개선문 중심의 방사형 도시 구조가 정치적 목적이 담겨 있다는 것이었다. 저자의 글을 통해 공간의 탄생과 배경지식을 볼 수 있어 유익했다.
단순한 공간에 대한 지식을 넘어 인간에 대한 이해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저자의 사유와 통찰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