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저자는 정물화를 각 장에 배치해 그림에 담긴 사물을 통해 그와 관련된 세계사를 간략하게 훑는다. 인류의 재앙과도 같았던 흑사병을 시작으로 종교개혁, 향신료로 인한 탐험, 대항해 시대, 튤립 버블, 설탕의 생산과 노예무역, 커피와 시민 혁명 등 광범위한 시간의 세계사를 간추려서 설명하고 있다.
나에게도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지금은 흔하게 구할 수 있는 '후추'에 대한 이야기다. 한때는 '검은 황금'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이 가루가 '향신료의 왕'으로 일컬어지며 이를 얻기 위해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탐험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그뿐만 아니라 튤립이 튀르키예의 전신인 오스만 제국에서 유럽으로 전해진 꽃이라는 사실도 새로웠다. 무엇보다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커피에 얽힌 이야기였는데 이슬람에서 전해진 음료인 커피를 가톨릭교회에서 '이단의 음료'라고 일컬었다는 일화였다. 교황 클레멘스 8세가 커피를 맛본 뒤 커피에 세례를 주어 '기독교도 음료'로 승인했다는 이야기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달까.
책을 읽으며 안타까웠던 것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초콜릿 산업의 착취였는데 달콤한 맛에 감추어진 뒷면의 노동력 착취는 씁쓸함을 자아낸다.
이처럼 흥미로운 이야기로 세계사를 풀어내는 책이라 끝까지 몰입해서 읽었고, 원포인트 레슨처럼 중요한 흐름을 짚어주고 있어서 세계사에 흥미가 없었던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청소년과 부모가 함께 읽기에도 좋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