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청춘의 방황과 극복
책수집가 2025/03/27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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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할 땐 문어
- 정진아
- 16,200원 (10%↓
900) - 2025-03-05
: 545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수족관에서 해양 생물학자인 아버지가 발견한 문어 ‘덜로리스’를 돌보는 ‘로’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얼마 전 연인 ‘태’와 헤어졌고, 오래된 친구 윤희와도 삐걱거린다. 게다가 아빠와의 추억이 담긴 ‘덜로리스’마저 떠나보내야 할지 모른다.
나는 책을 읽는 동안 로의 이야기보다, 그의 엄마에게 눈길이 갔다. 똑똑하고 능력 있는 예비 성악가였던 엄마가 아빠를 만나 미국으로 건너와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얼마나 답답했을까. 로의 엄마는 누군가의 아내로만 살지 않겠다는 꿈이 있었고, 음악 교사가 되려는 목표가 있었지만, 로를 임신하고 꿈을 접어야 했다. 그게 그 시대 여자들의 삶이 방식이었다. 결혼,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것이 당연한 삶.
독립적인 성향인 로의 엄마가 그런 당연한 절차를 밟는다는 게 안타까웠다. 자신의 꿈도 저버리고, 미국으로 건너왔는데 그 대가가 남편의 바람이라니! 크나큰 배신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그러니 그들의 결혼 생활이 행복할 리 없지 않은가. 이런 배경은 결국, 로의 결핍으로까지 이어진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아빠에 대한 로의 감정이다. 엄마에 대한 원망에 비해 아빠에 대한 원망은 상대적으로 적고 (아빠가 바람피운 건데!) 아빠에 대한 그리움으로 점철된 면은 이해하기 어렵다. 내가 너무 엄마의 감정에 몰입했던 걸까. 로의 아빠가 가장으로서 무책임한 면이 부각되어 로의 감정선을 따라가기 어려웠다.
이 책의 재미라면 저자가 한국계 미국인 작가라 미국 내 한인 사회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는 것이고, (로의 방황이 좀 과한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조금 서툰 청춘의 방황이 잘 그려져 있다는 점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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