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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수집가
  • 공씨아저씨네, 차별 없는 과일가게
  • 공석진
  • 15,300원 (10%850)
  • 2025-03-08
  • : 915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에세이를 읽는 걸 좋아하지는 않지만, 사과 대란을 겪으며 과일이 어떤 방식으로 유통을 거쳐 우리에게 전달되는지 궁금해서 읽어보기로 했다. 과일 가게를 15년간 운영해 온 저자가 현장에서 겪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을 테니까.


저자가 과일 가게를 운영하며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가를 볼 수 있었고, 과일 시장의 풍토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로 인해 변해버린 제철 과일의 이야기, 과일 농사를 짓는 농업인의 고초까지 볼 수 있는 책이다. ‘농가 돕기’라는 허울뿐인 프레임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도 들어 있다. 떨이 판매하듯이 재고를 소진하는 것이 농민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과일마저도 유행을 좇기 급급하다는 것, 언제부턴가 과일의 다채로운 맛은 사라지고 당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 과일 포장 쓰레기에 관한 이야기도 깊이 공감하며 읽었다. 나는 딸기 철만 되면 약간의 죄책감과 함께 딸기를 사게 된다. 딸기 킬러인 내가 배출하는 포장 쓰레기만 해도 꽤 많은 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한 농민의 이야기였다. ‘세아유’라는 농장의 임영택 농민의 이야기였는데 딸기 체험을 하러 온 휠체어를 탄 학생이 좁은 고랑을 다니지 못하는 걸 보고 자신의 수확량을 포기하고 두 개의 이랑을 허물었다는 내용이었다. 농민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니까. 그의 배려로 그 학생이 다음 해에 다시 와서 수확의 재미를 누렸다는 내용이 참 정답게 느껴졌다.


농민과 상생하는 소비자가 되는 법을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봄 직한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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