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책수집가
  • 홈랜드 엘레지
  • 아야드 악타르
  • 17,820원 (10%990)
  • 2025-02-25
  • : 1,405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파키스탄 이민자로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부모님과 극작가인 화자가 등장하는 자전적 소설로 미국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보여주는 이야기다. 화자가 작가 자신이다 보니 이 책에도 실존 인물들이 대거 등장해서 허구와 진실의 경계가 모호하게 그려진다. 그는 파키스탄 이민자 가족의 자녀로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911테러 이후 반무슬림 정서로 인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그는 미국 내에서 미국 출신 작가가 아닌 무슬림 출신 작가로 불린다. 이 상황이 굉장히 아이러니한데, 그가 무슬림이 아니라는 점을 아무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렇다. 그의 외모로 인해 무슬림으로 단정 지어지고, 낙인찍힌 상황인 셈이다. 그런가 하면, 파키스탄에서는 그의 글을 무슬림에 대한 신성 모독으로 여겨 그의 입국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는 미국인으로도, 파키스탄인으로도 인정받지 못하고, 타자성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은 단일 민족에서 출발한 게 아니다. 다민족이 어우러진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인종 간의 갈등과 대립이 첨예한 나라라는 점이 아이러니한 일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이민자를 향한 배제는 더욱 심해지고 있어 이 책이 주는 메시지가 더 날카롭게 느껴진다.


소설 속 그의 아버지가 한 말처럼, 그들은 누구보다 미국인이 되고 싶었지만,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그들은 ‘미국인’이라는 역할을 수행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책의 마지막 문장을 읽으며 탄식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