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엔 의심했다.
애들을 그냥 놔두라니.
잔소리를 수백번 해도 될까 말까인데 안 될 말이다.
육아 예능에서 아무리 전문가들이 말해도
정말 선천적으로 특이하게 태어난 아이들만 가능할 거라고 자신했다.
그런데 솔깃했다.
이유 있는 게으름? 엄마가 편해질 수 있을까.
그리고 프랑스 등 유럽 엄마들은 실제로 하고 있다는데 왜 난 안 될까.
혹시라도 내가 놓친 부분이 있을까 싶어 읽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너무 성격이 급했음을.
아이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데,
내가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에 아이를 충분히 기다려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또 '그냥 놔두라'고만 했으면 흥 했을텐데,
이 저자는 단계별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방관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준다.
당장 실전에서 쓸 수 있는 자신의 경험과 사례를
(훈계식이 아니라) 재미있게 알려줘 술술 읽히는 것은 물론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자신감이 생긴다.
내가 느낀 건 '일찍 시작해야 한다'는 것.
언제까지 내가 다 일일이 챙겨줄 수 있을까.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내가 참고 기다려 보련다.
줄넘기, 줄 서기, 앉아 있기. 이 모든 것은 자기 조절력과 관계가 있다. 자기 조절력은 자신을 스스로 통제하여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능력을 말한다.
아이마다 식욕도 먹는 양도 다 다르지만 식사 습관을 잡아주고, 그와 더불어 학습에 필요한 능력을 기르는 것이 아이 주도 이유식의 핵심이다.
아이에게 자기 주도성을 심어주는 일은 어쩌면 엄마가 아이에게서 한 발자국 떨어져 아이를 마음에서 놓는 연습을 하는 과정은 아닐까?
해주기 때문에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결핍이 있어야 채우려 한다. 고3 때까지 학원을 찾아주며 공부시킬 것 인지, 아니면 자발적으로 방관하는 엄마가 되어 자기 주도성을 키워줄 것인지, 그리하여 공부할 거리를 스스로 찾아오는 아이로 만들 것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