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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him87님의 서재
  • 정세현의 통찰
  • 정세현
  • 17,100원 (10%950)
  • 2023-02-16
  • : 3,953



출판사 '푸른숲'으로부터 책 <정세현의 통찰>을 지원받아 읽기 전까지, '나 스스로 정치에 이다지도 관심이 없었던가?' 하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 


경제를 공부하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요즘에서야, 국가에서 어떤 것에 중심을 두고 그에 따라 어떤 정책을 펼치는지가 나의 생존과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사실 정치도 잘 모르면서 그의 책을 읽어보고싶다고 생각했던 건, 그가 '그동안 일하면서 받은 급여가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 것이었으며 국제정치와 남북관계에 대한 전문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다시 세상에 내놓아야 한다'는 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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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현재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받아들여 그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중심은 늘 움직였다. 앞으로 우리 외교가 지향해야 할 바를 제대로 찾기 위해서는 어떤 국제질서 속에서 살았는지 과거와 현재를 제대로 이해하고 성찰해야 한다. (39p)


🏷 싫고 좋은 것이 결정되면 그다음부터 선악으로 대체해 버리게 된다. '쟤는 미워, 나빠', 이런 생각에   빠져 있으면, 즉 싫은 것을 나쁜 것으로 여기게 되면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안 보인다. 못 찾는다. (79p)


🏷 싫어도 함께 살아야 한다고 설득하기 쉽지 않지만 현실에서 정책을 세우고 국정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은 어느 것이 이익이 되는가 먼저 생각하고 현실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14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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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가장 뇌리에 박힌 단어는 '자국 중심성'이었다. 분명 정치적 단어였음에도 나는 나의 이야기로 들렸다. 


직장생활 초반에 거래처와 연락을 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실수가 '선 넘은 배려'였기 때문이었다. 딴에는 우리회사와 일하는 곳이니까 시작부터 끝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좋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보다 못한 대표님이 내게 말했다. 

"너는 네가 속한 회사의 이익을 생각하는 게 먼저야. 자꾸 일하면서 착한 사람이 되려고 하지마." 


정세현님이 대학 시절에도 교수님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고 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일을 해야 한다. 국제정치의 세계에서 내 나라와 남의 나라를 분별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어느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분주하게 뛰었는지 알 수 없는 그런 어리석은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지금은 그나마 사회생활을 한지 좀 된 덕분인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노력 덕분인지, 호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을 배제하는 것이었고, 무엇이 우선인지를 정리해두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사회생활에서도 중심을 지켜내야 하는 순간이 빈번하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만나 같이 일하게 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내 취향인지 아닌지 보다도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내기 위해서 필요한 만큼의 관계를 유지하고 서로에게 유익한 결과를 내도록 의견을 조율하는 일도 그렇다. 


정치도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만 그 무게가 조금 더, 아니 조금 많이 무거운 것이겠다. 한 나라의 리더를 뽑는 과정에서도 내가 응원하는(내 마음이 가는) 그런 사람이 되느냐 안되느냐보다 어떤 리더가 됐을 때 우리나라가 중심성을 잘 지켜가며 나아갈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라는 걸 잘 기억해두어야겠다. 


국제질서와 정치외교에 관심있는 이들과, 자신의 세계를 조금더 넓혀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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