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 맘’이란 표제를 보는 순간 떠오르는 것은 바로 ‘종이호랑이’였다.
종이호랑이의 의미는 아무리 무서운 호랑이더라도 종이로 된 호랑이라면 두려울 게 없다는 것처럼 미성년의 소녀가 아기 엄마가 되었다면 아무리 엄마라 하더라도 미성년이기 때문에 엄마 역할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미성년이기 때문에 거처할 방을 얻어 계약할 수도 없고,
미성년이기 때문에 아기를 병원에 입원시킬 수도 없다.
이 이야기는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종이 엄마가 되면 어떤 어려움이 있고,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대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미성년의 소녀가 출산했을 경우 냉대와 멸시를 하기 보다는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책 속의 미혼모 유미와 명해린은 다 같이 미혼모이지만 경제적 어려움이 없는 명해린 보다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유미야말로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더욱 어려운 입장에 놓여 있다.
물론 명해린도 자신이 낳은 아기를 입양시키지 않으려고 가족 몰래 아기와 함께 집을 나오지만, 그래서 어려움에 처하지만 준희 할머니의 도움으로 병에 걸린 아기를 입원시킬 수 있게 된다.
그런 중에 캐나다에서 공부하던 외숙모의 남동생이 책임감을 갖고 자신이 명해린을 성폭행한 사실을 명해린의 외숙모에게 알림으로써 명해린은 아기를 입양시킬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명해린과 같은 페이퍼 맘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아무리 어린 소녀라도 잠자기 전에는 반드시 문을 잠그고 자야 한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 바로 수면제를 먹고 자면서 방문도 잠그지 않고 잔 명해린의 허점이다. 게다가 임신 사실을 가족 중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아기를 입양시키지 않고 자기 혼자서 기르겠다고, 아기와 함께 집을 나온 무모함이다. 준희 할머니가 아니었으면 맹해린의 아기는 황달과 열꽃으로 인하여 죽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소설이니까, 명해린의 아기가 살 수 있었고, 소설이니까, 지성인인 유성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소설이니까 아기를 입양시키지 않아도 되었다는 것이다.
01 누구! * 10
02 너 정말 몰랐어? * 20
03 솔직히 실망이다 * 32
04 그 일? * 45
05 참 낯설다 * 56
06 제발, 좀 먹어! * 67
07 유미야, 나 무서워 * 78
08 어쩐지 내키지 않았어 * 89
09 가야 해, 말아야 해? * 100
10 이런 치욕적인 만남이 있다니... * 109
11 더는 묻지 마 * 118
12 말도 안 돼! * 128
13 해 볼래요. 그래야 하니까요 * 137
14 이건 아닌데 ... * 150
15 이게 집이지, 이게 사람사는 집이야 * 160
16 내 아기예요, 내가 키울래요 * 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