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를 통해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과거 일방적이었던 미디어가 점점 사용자에게도 권한과 수익을 분배해주는 형태로 변모하면서, 바야흐로 크리에이터의 시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경향은 갈수록 더욱 심화될 것이며, 이미 한켠에서는 웹3라는 더욱 진보된 형태를 갖춘 분산화 플랫폼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어제까지 평범했던 개인도 하루아침에 창의성으로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유명인사가 될 수 있는 시대, 그만큼 창의성이 모든 가치보다 우대 받는 세상이다.
<창의성에 집착하는 시대>는 우리사회에서 창의성이 가진 의미를 깊이 파헤친다. 창의성이 단순히 예술적 표현이나 개인의 독창성을 넘어 사회 전반에서 필수능력으로 요구되는 현상에 대해 말하고 있다. 개인 미디어로 수익을 내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사무직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창의성 발휘를 요구받는다.
새뮤얼 W. 프랭클린은 창의성 개념의 대두가 개인주의와 자본주의의 갈등을 조화시키려는 시도의 산물이었음을 설명한다. 태생적으로 자유와 다양성을 추구하던 미국 사회는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획일화와 관료제의 지배가 점점 강해졌는데, 이에 반발한 사회가 창의성을 통해 개인의 자율성과 가치를 회복하려 했다는 지점이 상당히 흥미롭다.
저자는 창의성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한다. 창의성이란 때로 특정 목적에 따라 순수하지 않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을 폄하하거나 스스로를 미화한다는 설명이다. 의외의 지적인데, 보통 창의성이란 좋은 것으로 인식하지 창의성이라는 미명하에 사회의 모순이 드러난다는 생각을 잘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창의성을 맹목적으로 추구하기보다는 이면의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고, 우리 스스로 그것을 재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AI 등장과 실무 활용으로, 진짜 창의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인간 스스로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요즘,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한 책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