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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pper111님의 서재
  • 유니클로
  • 스기모토 다카시
  • 27,000원 (10%1,500)
  • 2025-01-13
  • : 2,860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유니클로는 일본의 거품경제가 무너지고 잃어버린 10년이라 부르던 기간동안 성장하여, 일본의 경제가 침체를 면치 못하던 장기불황을 뚫고 일본 밖으로 튀어나온 글로벌 브랜드가 되었다. 수많은 일본 기업들이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추억의 이름이 되어간 것과는 정 반대되는 발자취를 남겼다. 남다른 행보에 사뭇 놀라며 그 기원을 찾아올라가면, 시작은 생각보다 초라했다.

유니클로의 이야기는 곧, 평범하던 청년 야나이 다다시가 어쩌다보니 자신을 깨고 성장해온 이야기이다. 그는 와세다 대학을 나온 수재였으나, 그저 그런 대학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내려와 아버지의 양복점을 물려받았다. 1969년 이른바 일본의 전공투 세대, 그 시기에 무려 도쿄에서 명문대를 다녔으나 학생운동에는 냉소적 태도를 보였으며, 그와 반대로 집주인 아주머니에게 잠꾸러기 청년이라고 불릴 정도로 빈둥대면서 친구들 사이 존재감도 없었다고 한다. 일본은 가업을 잇는 경우가 흔하다고 하지만, 명문대를 나온 아들이 본가에 내려와 의욕없이 시골 옷가게에 앉아있는 모습에 모두가 의아해했다고 한다. 적당한 조건이 있음에도 세상에 별 뜻 없이 젊음을 보내는 것은 오늘날 우리 대부분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야나이 다다시가 각성하는 계기는 결국 나름대로 지방 소도시에 자리잡은 회사를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 뿐이다. 많은 평범한 이들에게는 그러한 안정적인 빽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야나이 다다시는 그저 시골의 작은 회사만을 평생 경영했을수도, 오히려 그마저도 지켜내지 못하고 재산을 날린 채 근근이 살아갔을 수도 있었다. 아무리 작지 않은 도움이 있었다고 한들, 지금의 세계적인 유니클로를 이뤄낸 공로에 빛이 바래는 것은 아니다. 회사를 물려받은 이후 약 10년간, 큰 성과 없이 현상유지만 하는 시간동안 그는 현상황을 벗어나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면서 많은 책을 읽었다고 한다. 내성적인 만큼, 책 속 위인들과 수많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야나이 다다시는 성격이 내성적인데다, 아버지와 그를 따르던 이들이 일구어놓은 회사에 뒤늦게 들어왔기에, 직원들로부터 외면받았다고 한다.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약했지만, 그 대신 혼자서 자신의 장단점과 할 수 있는 일 등을 정리하며 스스로와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계속 가졌다는 대목이 나온다. 나는 평소 자기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니클로 회장이 사업을 시작하던 시절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에 대해서 끊임없이 정리해나갔다는 사실을 읽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나 자신에 대해 알면 내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못하는지를 알 수 있고, 그에 따른 인생의 전략이 세워진다. 야나이 다다시는 "할 수 없는 일은 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것은 순위를 정해서 하자"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직원들에게도 이를 권한다고 한다. 역시 스스로에 대해 탐구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해나간 끝에 성공한 사람이었다.

무기력한 도련님에서 점차 자신과 사업을 업그레이드하며 전세계로 나아가는 야나이 다다시의 이야기를 마치 인물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처럼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비즈니스적 측면에서도,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서도 많이 배울 수 있고, 또 재미있다. 유니클로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팬심에라도 읽어볼 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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