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굉장히 독특한 책이 나왔다. 저자는 포커와 멘탈게임 이라는 책을 두권이나 낸 정신건강 상담사이자, 멘탈게임 코치이다. 트레이딩이 심리에 관한 문제라는 토픽은 많은 고수들에 의해 주장되어 온 결과 이제는 너무도 흔하고 상식적인 명제가 되었으며 그에 대한 조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이 책은 조금 더 다르다. 기존의 트레이딩 서적들이 기술적 분석 위주의 강의에 자금관리와 기초적 마인드셋에 대한 파트를 더한 형식이라면, 제러드 텐틀러의 <트레이딩 멘탈 게임>은 종목에 대한 어떠한 기술적 혹은 재무적 분석도 없다. 단지 트레이딩이라는 행위에 임하는 이들이 경험하고, 고통받고 또 이겨내야만 하는 "심리"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기존의 트레이딩 서적들에서 언급하고 넘어간 심리 이야기는 그저 언급이었구나 싶을 정도로 이 책의 심리에 대한 논의는 깊고 전문적이다. 인간의 욕심과 자신감, 두려움과 절제력에 대해 심도있는 이야기를 한다. 심리적 편향이 왜 발생하는지, 그것이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그 결과 발생하는 손해는 어떠한지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는 책을 읽다보면, 공감하고 깨달음을 얻다 못해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워지게 된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 문제에 대해 객관적으로 직면하고 인식하는 것이다. 투자와 트레이딩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식으로든 심리적 편향을 겪으며 그로 인해 손실을 입게 되는데, 그럴때의 마음 상태에 대해 이 책을 통해 알아보고 있다. 다른 책에서는 많이 다루면 한 파트 정도 할애할 심리문제를 480페이지에 걸쳐 분석하는 만큼 문제를 또렷이 마주하고 그에 대한 솔루션을 찾을 수 있었다.
최근 트레이딩을 진행하면서 가면 갈수록 더욱 더 심리싸움이라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잘 안풀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정신적으로도 한계에 몰린다는 생각이 들던 차였다. <트레이딩 멘탈 게임>을 때마침 만나서 내 문제의 현상과 원인을 마주하고 나름대로 치유할 수 있는 힐링테라피를 받았다는 기분이다. 비슷한 제목과 주제의 서적들은 많더라도 이렇게 본격적이고 전문적으로, 트레이더보다 심리 전문가에 가까운 사람이 오직 심리 하나만을 분석하는 기획이 왜 진작에 나오거나 널리 자리잡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