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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오디세이아 1
- 고혜경
- 17,100원 (10%↓
950) - 2022-09-08
: 300
어릴 적 그리스 신화를 접하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 다시 그리스 신들의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다. 어렸을 때는 마냥 단편적으로 생각했던 신들의 모습을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보니 내가 과거에 혹은 현재 고민하고 있던 부분들과 꽤나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뗄레야 뗄 수 없는 엄마와 딸의 관계를 다룬 데메테르 여신의 파트. 딸이 본인 품에서 떠나 더 큰 세상을 마주할 수 있도록 보내줘야 하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그러기 쉽지가 않은 엄마의 마음. 페르세포네가 마주했던 감정도 나와 같았으리라.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은 크지만 엄마의 품이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 더 넓은 세계를 알아보고 싶은 마음. 그리고 오롯이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싶은 마음.
활의 여신 아르테미스 파트를 읽으면서는 내가 아르테미스처럼 자유를 느끼고 야성을 발산할 수 있는 어린시절이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라면 조신해야 된다.’ ‘예쁘게 보여야지’ 등 어린시절부터 아무렇지 않게 들어오는 말들. 그로 인해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서 자유롭게 모험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사회가 정해둔 테두리안에서 자라게 된다. 그런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지금도 고군분투하는 내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나중에 딸을 낳게 되면 아르테미스처럼 자랄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6명의 그리스 여신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니 내 삶의 순간 순간들을 반추할 수 있었다. 여신들의 삶에서 나의 모습이 보였고, 여성으로서 가지고 있는 문제와 고민들도 마주할 수 있었다.
학창시절 한 선생님께서 ‘좋은 책은 시간이 지나서 다시 보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래서 자꾸 보게 되는 책이다’라고 하셨다. 마음 오디세이아는 나에게 그런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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