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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함과 게으름의 사이 그 어딘가


2001년에 출간된 공상비과학대전의 후속작. 

국내 번역본으로는 후속작이지만 원래는 작가가 이 책을 가장 먼저 냈다고 한다. 

원서는 공상과학독본이라는 제목으로 나왔으며 1996년 출간되었다. 

특촬물이나 애니메이션 같은 공상과학세계의 설정과 기술, 법칙을 

현재의 과학으로 구현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를 따져보는 책인데, 

인간의 상상으로 만들어낸 세계를 대상으로 

엄청 진지하게 파고드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질량보존법칙을 따져 히어로들의 현실적인 변신 방법을 강구하고(변신 슈트는 어디서 나오는가?) 

울트라맨과 괴수들이 빔을 쏘거나 불을 내뿜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세세하게 따져보는 과정이 피식피식 웃음을 유발한다. 

과학을 들이댄 아무말 대잔치 같기도 한데 

그게 이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진지하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것. 


하지만, 공상비과학대전 1편과 비교하면 왠지 모르게 재미가 좀 떨어지는 느낌이고 

내부 이미지가 흑백인 것도 아쉽기는 하다(1편은 올컬러였다). 

번역자의 역주를 보면 물리, 화학 영역에서 상당한 전문성이 보이는데 어투는 좀 아쉽다. 

역자가 저자의 글에 나타난 오류를 가볍게 짚어주고 보완해주는 데서 끝내면 좋을 텐데 

자꾸 딴지를 거는 느낌이랄까. 

차라리 오류임을 모른 채 저자의 흐름대로 넘어갔다면 더 스무스하고  

재미있게 글이 읽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식적인 면에서는 보완이 됐고 특히 마지막 파트인 배리어 부분의 기나긴 역주는 꽤 좋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무래도 1권보다 역자가 본인 목소리를 많이 낸 것이 재미를 떨어뜨린 요인이 아닌가 싶다. 이런 책은 아무 생각없이 낄낄거리며 보는 게 제맛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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