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고양이달』은 어딘가 모르게 낯설어 보였다. 귀여운 책표지에 이끌려 책을 펼쳐보니, 일반 소설책과는 다르게 많은 삽화가 들어가 있어서 놀랐다. 책을 휘리릭 넘겨본 것뿐인데 삽화 때문인지 『고양이달』의 캐릭터들과 인물들의 관계가 얼핏 파악이 되는 것도 같았다.
알록달록한 삽화처럼 『고양이달』의 세계는 수많은 색을 가진 설정과 캐릭터로 가득 차 있었다. 주인공 ‘노아’는 가족처럼, 친구처럼, 연인처럼 여기던 소녀가 사라지자 소녀를 찾기 위해 우주로 여행을 떠난다. 고양이달에 가면 소녀가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우주를 헤매던 노아는 아리별에 불시착하게 되며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된다. 초반의 설정과 삽화만 보고서 평범한 동화라고 생각했는데 ‘린’과 ‘링고’라고 하는 레즈비언 부부가 나와 깜짝 놀랐다. 아리별의 주인인 ‘아리’는 머리 셋 달린 고양이였다. 어찌 보면 징그럽게 보일 수 있는 모습이었지만 의외로 참 귀여웠다. 아리의 몸을 공유하는 세 명의 소녀 ‘루나’, ‘마레’, ‘모나’ 역시 각각 개성을 달리하는 매력적인 아이들이었다.
일곱 가지의 색을 지닌 무지개 마을로 이루어진 아리별은 외형만큼이나 그 속도 무척 신비로웠다. 빨강띠 마을, 주황띠 마을, 노랑띠 마을……. 그리고 보라띠 마을까지. 각 마을에 살고 있는 종족들도 특색 있었다. 판타지에서 흔히 나오는 엘프나 오크가 아닌 작가가 창조해낸 캐릭터들이었다. 태어날 땐 거인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점 작아져서 엄지족이 되는 거인족과 엄지족. 몇 분 지나지 않아 사라지기 때문에 사랑을 원하는 ‘구름아이’. 어른을 위로하는 감성 동화라는 타이틀이었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추천해도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단순히 꿈과 같은 환상의 세계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밝고 아름답게만 보였던 아리별, 그리고 아리별의 주민들끼리 갈등이 일어나기 시작하였고 후반부에서 핵폭탄과 같은 사건이 터지기에 2권을 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