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헤드의 책 <진화하는 종교>는 종교를 고정된 교리나 제도가 아닌, 우주적 진화 과정과 인간 내면의 성숙에 맞물려 변화하는 ‘형성과정’ 의 차원에서 파악한 저술이다.
화이트헤드에게 종교란 본질적으로 개인이 자신의 고독 속에서 우주와 맺는 관계이다. 그는 종교를 "종교란 개인이 자신의 고독을 가지고 행하는 무엇이다"라고 정의하며, 이는 타인과의 관계 및 윤리적 실천으로 확장해 나간다.
저서에서 종교의 진화는 의식(Ritual), 감정(Emotion), 믿음(Belief), 합리화(Rationalization)의 4단계를 거친다. 미신적이고 주술적인 형태에서 시작하여, 점차 우주적 이성과 조화를 이루는 고차원적 사유로 진화해 나간다는 주장이다.
종교는 진화하면서 그 시대의 철학과 과학적 세계관을 수용하며 합리화 과정을 거친다는 것인데, 저자는 맹목적인 교리나 독단주의를 배격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유연하고 지성적인 종교관을 제시한다.
내용 전반에 걸쳐 정적인 실체(Substance)를 거부하고, 끊임없이 생성하고 변화하는 과정(Process)의 개념을 종교에 적용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종교를 인간만의 내면적 문제에 한정하지 않고, 우주 진화 및 거시적인 형이상학적 체계 속에서 통합적으로 사유하도록 유도하는 독창적인 서술 방식을 취하고 있다.
문장이 지나치게 함축적이고 유기체 철학 특유의 전문 용어가 빈번하게 등장하여 일반 독자가 해독하기에 매우 어려운 책이기도 하다.
종교의 발전 단계를 '합리화'라는 틀로 재단하다 보니, 동양 종교나 신비주의적 종교 전통에 대한 왜곡된 평가가 일부 발견된다. 예컨대 불교를 "형이상학이 만든 종교" 혹은 "도피주의적 종교"로 과도하게 단순화한 것은 충분히 비판받아야 할 부분이다.
핵심은 종교를 정적인 제도가 아닌 '인류 성품과 함께 진화하는 세계의식'으로 바라보게 하는 새로운 철학적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