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는 쇼펜하우어이다.
회사 생활이 힘들 때 쇼펜하우어 철학에서 많이 배웠고, 지금도 종종 쇼펜하우어 철학 책을 읽으면서 멘탈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은 철학자 쇼펜하우어와 시인 윤동주를 콜라보레이션한 책이다.
쇼펜하우어 철학자와 윤동주 시인이 말하는 인생과 철학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철학자도 시인는 아니다.
광고카피라이터로 일한 이력이 있으면서 다양한 분야의 글과 책을 쓰는 작가이다.
책 맨 앞 프롤로그부터 특별하다.
'별을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께, 침묵을 사랑하는 철학자 쇼펜하우어 드림' 이라는 제목으로 마치 쇼펜하우어가 윤동주에게 편지를 쓴 것 같은 글이 있다.
또, '친애하는 쇼펜하우어 선생께, 별 아래에서 윤동주 드림'이라는 제목으로 윤동주가 쇼펜하우어에게 고백하듯 질문하듯 쓴 것 같은 글이 있다.
한 권의 책에 쇼펜하우어와 윤동주를 모두 담았고, 두 거장이 마치 서로에게 말하고 독자에게 말하듯 구성한 부분은 매우 독창적이면서도 흥미롭다.
이 책처럼 쇼펜하우어와 윤동주를 콜라보하려면 두 사람 모두에 대해서 엄청난 지식과 이해가 있어야 하기에 이 책의 저자가 매우 대단해 보였다.
책 본문에는 '쇼펜하우어가 건네는 고독의 메모', '윤동주가 남긴 별빛의 조각'이라는 제목으로 쇼펜하우어 입장에서 쓴 글과 윤동주의 입장에서 쓴 글이 쓰여져 있다.
그리고, 이 글들은 쇼펜하우어와 윤동주의 이름으로 저자가 독자들에게 보내는 글이기도 하다.
쇼펜하우어 철학 책을 몇 권 읽었고, 윤동주의 시를 몇 편 기억하고 있기에 이 책에서 가상으로 쇼펜하우어와 윤동주가 마치 한 사람씩 순서에 따라 말하는 듯한 글들은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된다.
책 속 글을 읽으면 쇼펜하우어와 윤동주가 편지를 주고 받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쇼펜하우어와 윤동주가 나에게 직접 이야기를 해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절망을 건너 희망을 쓰다'이다.
결국 절망과 희망이라는 관점에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멘탈과 지혜를 주려고 하는 것이 이 책의 방향이고 목적이라 생각한다.
책 속에는 가슴 깊이 스며드는 좋은 글귀들이 있었고, 멘탈 강화에 필요한 가르침이 있었다.
쇼펜하우어와 윤동주를 콜라보 했으니 책 속 내용은 예상대로 그리고 기대대로 매우 큰 울림과 교훈이 담겨져 있었다.
한 점 부끄럼 없이 산다는 것, 그것은 결백이 아니라 정직이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은폐하지 않고, 그 불완전함 위에 책임을 세우는 일이다.(p.17)
삶은 진자처럼 고통과 권태 사이를 끊임없이 오간다.(p.18)
우물 속을 들여다보면 그곳에 작은 하늘이 있다. 바람이 불어도 우물 속 하늘이 사라지지 않듯 당신이 가진 진실한 마음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인생은 결국 자신 속의 우물을 맑게 유지하는 과정이다. 너무 먼 곳만 바라보지 마라. 이미 당신 안에도 넓은 하늘이 있으니까.(p.25)
고통이 없는 상태를 우리는 행복이라 부른다.(p.27)
자기 삶을 산다는 것은 결코 이기적인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더 단단하고 명료한 존재가 되어, 타인과 진실하게 연결하기 위한 조건이다.(p.39)
한 번만 더 견디세요. 조금만 더 버티세요. 그러면 마침내 당신이 걸어온 자리마다 꽃이 피어날 것이다. 당신이 견딘 시간은 결코 공허하지 않다.(p.44)
쇼펜하우어는 인간이 타인의 고통보다 타인의 즐거움에 더 예민하다고 보았다. 그래서 사람은 고통받을 때보다, 남이 행복해 보일 때 더 불행을 느끼는 역설적인 존재이다. 인간은 자신의 불행을 비교를 통해 더 크게 만든다. 비교는 우리로 하여금 자신을 외면하게 하고, 현재의 삶을 망각하게 만든다.(p.58)
우리는 말로 자신을 드러낸다고 믿지만, 진실은 종종 말하지 않은 침묵 속에 깃들어 있다. 현명한 자는 말보다 그 말이 일으킬 여운과 침묵의 깊이를 더 염려한다. 그는 말로 설득하기보다, 존재로 증명하려고 한다. 그에게 침묵은 두려움이 아니라 내면을 지키는 방식이다.(p.74)
쇼펜하우어는 유명한 철학자이면서 이미 많은 책이 존재하기에 쇼펜하우어 철학을 이 책에 반영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리라 예상되는데, 윤동주는 시인이기에 그가 쓴 짧은 시에 담겨진 의미를 이 책에 이렇게 풀어쓴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윤동주 시에 담겨진 인생과 철학을 해석하여 이 책에 담아낸 저자의 안목과 필력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쇼펜하우어와 윤동주의 메세지 소주제들이 각각 두 페이지에 담겨져 있는 구성이어서 침대 한켠에 두고 잠자기 전 또는 기상 후 읽기에 좋은 구성이다.
그래서, 이 책은 매일 매일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는 깊이 있는 철학책이면서 자기계발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은 후 기억나는 키워드는 정직, 인내, 기다림, 꾸준함, 희망, 진실, 침묵, 성찰이다.
책 속 윤동주의 글에는 '별'이 많이 등장하였다.
책 마지막에는 윤동주의 시 8편이 실려있다.
어렵고 복잡하게 해석한 책보다 이렇게 쉽고 가볍게 해석한 책이 더 편안하게 다가온다.
쇼펜하우어와 윤동주를 콜라보한 점은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참 신기하면서 흥미롭게 느껴진다.
베테랑 카피라이터 출신 작가다운 기발한 발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쇼펜하우어 철학에 가볍게 접근하고, 윤동주가 남긴 시의 의미를 인생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좋은 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