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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님의 서재
  • 흑해
  • 찰스 킹
  • 26,820원 (10%1,490)
  • 2026-01-30
  • : 3,775
몇 해 전에 우연히, 항해일지 형식의, 배가 화자가 되어 자신의 탄생에서부터 신대륙을 발견하고 왕성히 오가던 바다, 하늘, 도시와 사람들 그리고 더 이상 바다에 나갈 수 없게 된 날까지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육지의, 대부분 태양 아래에서의 시간, 사람으로 이룬 결과의 역사를 주로 접하던 내게 그 책은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주만큼이나 알 수 없는 미지의 바다. 상주할 수 없는 공간이라 그저 풍경으로 역경이거나 기회의 공간인 바다의 역사. 특히, 이번 기회에 접하고 새삼 공부할 것이 생겨 기쁘면서도 스스로의 무지에 부끄럽게 된, 흑해. 이 책을 읽기 전, 흑해는 정말이지 나의 뇌 내에 전혀 없는 이름, 지역, 의미였다. 심지어 우크라이나-러시아의 전쟁, 크림반도가 흑해를 배경으로 한 지도 몰랐다니. 흑해는 극동아시아 반도국에 사는 나에게 너무나 변방이라 그렇다 변명하자니, 사실 나는 이런 것도 이미 다 알고 이해하는 사람이고 싶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이, 이 책으로 다시 읽는 세계사가 읽는 내내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흑해 지역의 2700여 년 역사를 경계의 바다가 아닌 연결고리, 연결 다리, 변경지역으로 다루면서 작가는 그의 통찰을 무리없이 전해준다. 시대별 지배 세력의 언어로 흑해를 표기한 각 장의 제목들은 흑해가 (마치 주체적으로 그러는 것처럼 들리긴 하지만) 정말 분주히 다르고 다양한 문화와 문명을 역동적으로 이리저리 연결하고 엮어주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스 식민 도시부터 우-러 전쟁, 다른 시간 다른 공간의 역사도 더 입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이해하고자 애쓰도록 이끌어주는 책, 흑해. 오스만 제국, 러시아 제국, 현대에 이어지면서 역사적 맥락에 좀 더 가까워질수록 초반에 짚어 준 용어, <지역, 변경, 민족>을 새롭게 느끼고 이해하다보면 주변이, 오늘이 중요한 날인 듯 느껴지기도 했다.

어느 지역의 바다와 그 주변 도시에 관한 역사서가 아닌, 문명의 시작, 기원에서 현대 국가간의 분쟁을 이해하는 인사이트가 될 지식과 그럼에도 계속해서 생존과 활약을 깊이 응원받고 싶다면 끊임없이 흔들리는 그러나 끝없이 항해할 이 배, 이 책, 흑해를 펼쳐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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