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리스본행 야간열차
타치오 2016/01/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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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스본행 야간열차 (윈터 리미티드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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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로율 80%이상은 될것 같은 그레고리우스.. 어쩌면 연민일지도 모를 기묘한 감정을 그에게서 느낀다.
자살하려는 여인, 그녀의 부드럽고 속삭이는듯한 포르투갈 발음, 이마에 전화번호가 적힌채 함께한 수업. 그녀의 묘한 분위기에 매료되어 헌책방에서 만나게된 프라두의 책 서문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것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만을 경험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걸까`. 이런 것들이 소설전개의 핵심적 배경이 된다.
인간존재에 대한 프라두의 물음은 그레고리우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으며, 그는 `오직 자신만을 위해, 그것도 모든 것이 달라진 이날 오전을 위해 쓰였다`고 생각한다. 포르투갈어 교재를 사서 발음을 따라하며 `질주하는 우아함`이 `느림과 무거움에서의 해방`을 가져다 주는 느낌을 받고, 마침내 번역으로 밤을 새운 새벽 리스본행 기차를 예약한다. 이제부터는 라틴어 선생님으로서의 익숙한 삶과, 수수께끼 같은 여인 때문에 알게된 프라두와 포르투갈에 관련된 불확실한 삶 간의 치열한 갈등이 예정되어있다.
소설의 구성을 보면, 한편으로는 포르투갈에서 프라두의 친구와 연인, 선생님 등을 만나며 이미 고인이된 프라두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사실은 그레고리우스 자신의 내면을 더듬어 간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소설에 인용되는 프라두의 책과 글들, 즉 소설 속의 또다른 책들을 통해 프라두의 내면과 철학을 그려내고 있다. 이 둘은 교차적으로 서술되면서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기도 하는데, 철학과 교양, 심리, 추리, 시대소설 등의 영역을 수시로 넘나들고 있다.
결국은 정체성의 혼란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진정한 내면에 이르게 되는 것으로 소설은 마무리 된다. 그레고리우스가 그토록 침잠했던 프라두는 사실 그레고리우스 그 자신이 아니었을까..
결코 쉽게 읽히는 소설은 아니지만 독서방송에서 오랫동안 광고했던 탓에 전혀 낯설기만한 소설도 아니라 생각된다.
`자기 영혼의 떨림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명상록의 글귀가 어느날 문득 나 자신도 어디론가로 떠나게 만들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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