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생인 저자는 유년기에 부모를 따라 식민지 조선에 살다가 평양에서 패전을 맞았다.
패전한 일본인 가족들은 천신만고 끝에 조선을 탈출하여 후쿠오카로 귀환했다.
그 와중에 모친은 사망하고 이후 가족들의 신산했던 삶을 통해 저자는 <타력>의 새로운 의미를 찾는다.
슬픔이나 고통은 신앙에 눈뜸으로써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가 찾은 타력의 새로운 의미는 '내 소관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체념, 놓아버림, 맡겨버림을 통해 무한한 우주적 생명의 에너지로부터 긍정의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뜻 같다.
결국 자력보다는 타력이 움직이는 세상이다.
그렇다고 타력신앙에 매달려 안달복달 빌고 또 빌라는 말이 아니라,
묵묵히 주어지는 시련을 감내하면서 비워나가라는 말이다.
사바세계는 행/불행, 선과 악, 좋은 일과 나쁜 일, 성공과 실패, 사랑과 미움, 좋은 사람과 미운 사람이 반반씩 섞이기 마련이다.
우리들은 그러한 철저한 이원성으로 짜인 곳에서 호불호의 갈림길을 평생토록 겪어야 한다,
내 뜻대로 안 되는 세상을 겪으면서 인연법과 인과법의 엄정함을 배우고, 카르마와 공업을 배운다.
내 맘대로 안 되는 세상을 겪어가며 근심하고 애달파하는 속에서 사랑과 자비의 소중함을 배운다.
더 이상 '나'를 위해 기도하지 마라!
빌지 말고 부닥쳐라. 그리고 찬찬히 바라보라.
쓰라림과 고통에 도망 다니지 말고 당당해져라. 그렇게 배워가는 것이다.
너무 두려워하지 마라. 시련 속에 배움과 깨침이 있다.
시련 속에서 모두가 함께 진화한다. 인과법 자체도 진화한다.
나의 바람과 거꾸로 가는 세상 속에서 더 크게 배우고 성장한다.
이 세상에 내 뜻대로 되는 일은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
염원하는 건 좋으나 큰 기대는 하지 마라. 자칫 집착하면 윤회만 계속될 뿐이다.
상황과 환경에 집착하지 않고 담담히 견뎌나가는 것.
묵묵히 참아가며 좋은 쪽으로 회향해 마치는 것!
그것이 '타력'의 또다른 의미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