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론서를 보면서 과학 지식과 정보를 얻고 싶은 사람이 있다. 평소에 호기심이 많아 이런 저런 상상을 하는데, 그러한 상상이 현실로 구현될 수 있을지 궁금한 사람이 있다.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은데, 소설이나 에세이집이 아닌 뭔가 기발한 내용으로 가득한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이 있다. 이러한 사람들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책이 출간되었다. 2015년 '위험한 과학책'을 출간해 많은 독자들에게 '과학책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니!'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했던 미국 과학저널리스트 랜들 먼로가 '더 위험한 과학책'으로 돌아왔다. 과학 지식+상상력+재미로 가득찬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자.
1장은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과학하기다. 성층권까지 뛰는 법, 삽으로 땅속에 묻힌 보물을 캐는 법, 집을 통째로 날려서 이사하는 법을 포함한 8가지 상상력이 빛난다. 하나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 온갖 과학 분야의 지식이 동원된다. 물리학 지식이 튀어나왔다가 지구과학으로 잠시 들렀다가 기계공학으로 날아간다. 저자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궁금해진다. 2장은 말도 안 되게 과학적으로 문제 해결하기다. 인공 용암을 만들어 해자에 가두는 법, 하늘의 색깔로 날씨는 예측하는 법, 우사인 볼트와 술래잡기를 해서 이기는 법, 우주에서 소포를 부치는 법, 에너지를 잡아서 휴대전화를 충전하는 법 등 11가지 과제가 소개된다. 어떻게 이런 과제를 떠올렸는지조차도 놀랍고 신기하고 재미있다. 출발점이 참신했던 만큼 그런 과제를 풀어가는 과정 또한 재미있다. 하지만 어렵지 않다. 내 생각에 중학교 수준의 과학 지식을 안다면 막히는 부분 없이 술술 읽으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3장은 일상 속 엉뚱한 과학적 궁금증들이다. 달, 목성, 금성과 셀카 찍는법, 치아 속 납 성분으로 1960년대생과 1990년대생을 구분하는 법, 시간의 흐름을 바꿔서 시간을 버는 법 등 8가지 재미있는 주제가 소개된다.
이 책이 다른 교양 과학 서적과 다른 점은 바로 참신한 상상력이다. 기존의 지식을 답습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설정과 상황, 과제를 부여해 남과 다른 시선으로 과학을 바라보게 한다. 저자처럼 남다른 상상력을 발휘하려면 조금씩 새로운 방향으로 생각하고 고민하는 습관을 들여야 할 것인데, 이 책은 상상력으로 뇌를 단련하기에 좋은 책인 듯 싶다. 저자의 글을 읽고 재미있다 생각하며 책장을 덮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나라면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행동할까? 여기에 필요한 과학 지식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며 저자보다 더 나은 방법을 제시해봐야겠다. 과학 지식을 쌓으며 상상력도 키울 수 있는 훌륭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