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다 읽고 나자 뭔가 허탈하고 씁슬하고 찝찝한 마음이었다. 그 동안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역사적 사건들, 이를 테면 전쟁 영웅 잔 다르크에 관련된 일화와 클레오 파트라의 죽음, 동방 견문록의 집필. 이런 굵직한 역사 속 사건들이 누군가 날조하거나 잘못 전해진 이야기들이라고? 믿을 수 없었다. 목차를 훑어보자. 1장은 허위와 날조의 역사를 소개한다. 잔 다르크는 프랑스인이 지어낸 영웅이고,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로빈 후드는 실존 인물이라기 보다는 꾸며낸 이야기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냄새가 강하다. 2부에서 다루는 가짜 항해와 꾸며진 모험담에서는 우리가 역사 교과서에서도 배우는 '동방 견문록'이 실상은 소문과 허풍을 나열한 가짜 이야기였다고 말한다. 충격에 충격을 더한다. 3부에서는 추악한 살인 사건의 진상을 말한다. 클레오파트라와 모짜르트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가 흥미롭다. 클레오파트라의 죽음을 말할 때 나는 '뱀에게 물린 클레오파트라의 죽음'이라는 그림이 떠오른다. 이 그림탓에 나는 클레오파트라가 실제로 독사에 물려 죽은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4부에서는 건축과 종교를 둘러싼 미스터리를 다룬다. 피라미드, 스페인 종교재판, 스톤헨지에 관한 이야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5부는 분쟁과 재앙을 둘러싼 미스터리에 관한 마지막 장이다. 여기서 다루는 사건들은 나로서는 애초에 잘 몰랐던 이야기들이었다. 지구 곳곳에서 이런 일들이 있었구나...싶었다. 책 전체에서 다루는 이야기가 빠짐없이 놀라웠다. 이런 역사 속 뒷 이야기를 파헤치는 책의 경우, 제목은 그럴싸하지만 실제 읽어보면 티비나 인터넷에 기존에 많이 알려진 이야기를 전하는 선에서 끝나는 책도 많은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놀라거나, 헉! 나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잖아! 하고 허탈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책을 읽으면서 특히 마음 아팠던 부분은 실제와 다르게 알려진 인물들의 억울함을 다루는 사연이었다. 재산을 노리는 타인에 의해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죽은 드라큘라 백작 부인의 사례와 같이, 누군가의 거짓말과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제대로 된 역사를 남길 수 없을 것이다. 역사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교훈을 주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잘못 적힌 역사를 제대로 알고 바로잡는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토대로, 앞으로 올바르게 현재의 역사를 적어나가야 겠다고 다짐했다. 여러모고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