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소녀, 아진은 절친 세나의 죽음을 알게 되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진은 세나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과 슬픔, 죄책감 등으로 밤마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배회한다.
그러다 다른 친구와 이웃,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그 어둠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한다.
홀로 슬퍼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던 아진은 그들에게서 온기를 느끼고 조금씩 회복되어 간다.
소설을 읽기 전엔 2.5층의 의미가 무엇일까 상당히 궁금했다.
층계참? 근데 왜 하필 2.5층일까. 3.5층일 수도. 7.5층일 수도 있었을 텐데.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물리적인 층 수가 중요한 게 아니었으니까.
2.5층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곳, 쉴 수 있는 공간이란 느낌이 강했고,
아진에겐 물론 내게도,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도 꼭 필요한 공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이들, 자식 같던 반려견들을 차례차례 보내면서
어쩔 수 없이 못 해 준 거, 더 잘해주지 못한 것들만 더 강렬하게 기억나곤 했는데
그건 나를 위해서도, 먼저 떠나간 이들을 위해서도 결코 좋은 추모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그들의 존재와 의미를 그런 기억들로 채우고 싶지 않았다.
즐거웠던 기억 위주로만 그들을 추모하면서 그들이 내게 얼마나 큰 존재였고 행복이었으며
사랑이었는지를 남기기로 했다.
나는 어쩌면 수년이 흘렀지만, 또 최근에도 이별이 있었던 터라
여전히 2.5층에 머물러 있는지도 모른다.
아파하는 시간조차 꼭 필요한 숨고르기가 아닐까.
<2.5층 너머로>는 좀 무거운 감정을 다루고 있어서 읽기가 수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죽음이란 절망에서 머무는 게 아니라, 빛으로 이어지는 깊은 위로가 있어서 좋았다.
나처럼 가까운 이를 잃은 사람들에게 한 번쯤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슬픔은 갑자기 사라지는 게 아니라, 내가 견딜 수 있는 무게로 변해 간다.”
그 말이 새삼 마음에 와 닿는다.
#은이결 #돌베개 #이점오층너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