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기록으로부터 돌아보는 현재
신영서 2025/06/1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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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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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 - 2025-05-01
: 1,351
1930년대 영국 북부 탄광 노동자들의 현실을 오웰이 직접 취재해 기록한 르포르타주인데, 르포는 처음 읽어서 신선했다. 1부에서는 랭커셔와 요크셔 지역의 탄광촌을 중심으로 노동자들의 주거, 식사, 노동 환경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2부에서는 오웰이 자칭하는 중산층 지식인의 시선으로 사회주의 운동의 문제점과 계급 간 거리감에 대한 문제 등을 다룬다. 단순한 고발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비판이 담겨 있다. ‘가난’이라는 말이 얼마나 다양한 층위의 경험과 감정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보고서인 것이다. 현장에서 직접 본 것과 고민해오던 것들을 자연스러운 맥락으로 담아내고 있는 것 같아서 잘 읽혔다.
1936년에 쓰인 글이지만, 지금이라고 다를 바 없는 것들이 떠올라 마음이 복잡했다. 그 시대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게 더 문제였다. 오웰은 노동자의 현실을 그리면서도 동시에 지식인의 허영, 사회주의 내부의 위선을 비판한다. 이런 문제에 정답은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끝내 붙잡으려 했던 ‘연대’라는 단어가 오래 남는다. 차가운 시선과 따뜻한 시선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것. 이 책은 그게 가능하다는 걸 증명한다. 그리고 그걸 계속해서 생각하며 살아가고 싶다. 책이 때로는 가장 날카로운 도끼가 된다는 말이 떠오르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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